벗은 듯 입은 듯…아찔 대담女들

[패션] 란제리룩(lingerie look)

벗은 듯 입은 듯…아찔 대담女들

‘어머나! 벗었나? 아니 입었나?’ 강렬한 태양 아래 속옷 차림의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여름이면 으레 찾아오는 노출 패션의 유행과 맞물려 찾아온 란제리룩의 등장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더욱 과감한 노출을 감행하는 여성들에 의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잘못하면 속옷 차림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란제리룩. 어떻게 입으면 눈살 찌푸리지 않게 연출할 수 있을까? 과감한 노출만큼 시원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란제리룩 연출법을 알아보자.


속옷과 겉옷의 경계 허물어지나

얼마 전 가수로 데뷔한 하지원이 바지위로 T팬티 라인을 드러내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첫 앨범을 내고 화끈하게 데뷔전을 치른 하씨의 차림에 대해 속옷이다 아니다로 한동안 논란이 됐다. 80년대 팝계에도 이 같은 사건이 있었다. 과장되게 디자인된 브래지어가 부착된 코르셋을 입고 투어에 나섰던 마돈나.

원뿔형 코르셋을 란제리룩의 대명사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저속한 요부의 이미지, 마돈나 패션은 패션계의 복고 바람으로 섹시함을 앞세워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속옷 같은 의상은 TV나 영화관이 아니더라도 거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속옷을 겉옷 밖으로 내어 입거나 속옷 디자인을 겉옷에 응용한 패션이 란제리룩이다. 장 폴 고띠에가 디자인한 마돈나의 무대 의상이 아니더라도 브래지어, 캐미솔, 런닝셔츠, 슬립, 뷔스띠에 디자인이 겉옷에서 보여지고 있다.

속옷의 겉옷화, 탈장르화의 경향 속에 속옷과 겉옷의 구별이 없어지고 서로의 기능과 디자인이 교류하면서 더욱 유행하고 잇는 것이다.


새롭게 각광받는 톱

란제리룩은 몸의 실루엣을 드러내는 스판이나 니트, 레이스 소재가 많다. 속옷처럼 얇고 하늘거리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가는 어깨 끈의 캐미솔, 브래지어, 코르셋, 가터벨트, 러닝셔츠 등과 속치마 같은 느낌의 슬립, 패티코트 등이 대표적인 란제리룩의 아이템.

란제리룩에서 톱(top)은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강조되므로 가슴과 어깨선을 많이 드러내는 것이 디자인적 특징. 올 여름 노출 패션의 특징으로도 깊게 판 가슴이나 가늘고 얇은 어깨 끈이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노출패션의 유행은 톱을 최대의 화젯거리로 올려놓았다.

톱은 불과 얼마 전까지 재킷이나 셔츠 안에 받쳐입는 이너웨어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섹시함이 중요한 패션키워드가 되면서 몸매를 살려주는 톱이 새롭게 각광받게 되었다. 톱의 종류는 디자인에 따라 탱크 톱, 브래지어 톱, 캐미솔 톱, 홀터넥 톱, 튜브 톱 등이 있다.

탱크 톱은 원피스 수영복에서 유래한 스포티한 디자인. 브래지어 톱은 브래지어의 형태로 가슴을 강조하는 섹시한 디자인이다. 가는 어깨 끈으로 속옷과 유사한 캐미솔 톱, 어깨가 아닌 목 뒤로 여미게 되어 있어 등과 어깨의 노출이 심한 홀터넥 톱 등이 유행이다. 어깨가 완전히 드러나는 튜브 톱도 인기 아이템. 이밖에도 어깨가 한쪽만 있는 오블리크 톱(Oblique Top)도 있다.

체형에 따라 노출 정도를 조절하면 통통한 사람들도 란제리룩을 멋스럽게 소화할 수 있다. 타이트한 스타일의 란제리룩의 사이즈는 좀 넉넉하게 여유를 가져야 하고 장식을 최소화, 색은 어두운색 계통을 선택한다. 가슴이 빈약한 사람이나 허리가 굵은 사람은 허리선이 높은 디자인을 택해 단점은 감춘다.

또 브래지어와 같은 절개선이 있는 뷔스띠에(Bustier) 톱을 선택해도 좋다. 끈이 목 뒤로 연결된 홀터넥 톱은 목이 짧은 체형일 경우 짧은 목을 더욱 강조하므로 피한다.


스포티하게

운동을 할 때 입는 톱은 운동복처럼 기능적이어야 한다. 동시에 신체 노출로 건강한 섹시함도 더할 수 있어야 한다. 남성복의 속옷 같은 런닝셔츠, 가슴을 잡아줘서 활동적인 탱크 톱, 스포츠 브래지어처럼 어깨 끈 없이 가슴 부분만 가려주는 튜브 톱 등이 스포티한 톱 디자인.

여기에는 스포티한 아이템을 매치한다. 후드 짚업 조끼스타일이나 주름이 많이 잡힌 방수원단 점퍼 등을 매치하면 건강한 섹시함을 더할 수 있다. 여기에 청바지를 매치하면 캐주얼하게, 테니스 선수복 같은 짧은 주름 스커트나 청치마를 매치하면 발랄하게 연출할 수 있다.


여성스럽게

복고풍의 색다른 연출이 가미되어 레이스나 손뜨게 소재가 많이 사용되었다. 슬립 스타일의 원피스, 러닝셔츠나 여성속옷 상의 같은 캐미솔 톱, 가슴에 브래지어처럼 컵이 달린 뷔스띠에 풍의 톱 등에도 레이스나 손뜨게 장식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슬립 스타일의 원피스에 복고적인 로맨티시즘의 대표적인 장식인 레이스가 가슴과 밑단 등에 장식되어 여성스러운 멋을 더한다. 여기에는 플레어스커트를 매치하면 귀여운 여성미를, 청바지와 코디하면 캐주얼하면서도 섹시해 보일 수 있다.

노출 정도가 심한 유형의 옷을 겉옷으로 입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겹쳐입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 란제리룩은 그 자체로도 여성미를 표현하고 몇 벌을 겹쳐 입어 색다른 연출을 시도할 수도 있다. 지나치게 야하게 보인다면 동색 계열의 니트나 시스루 소재의 톱을 걸쳐 소재의 질감과 색감이 비치게 하는 연출 방법을 활용한다. 노출이 심한 톱은 여러모로 신경 써서 입어야 하므로 속옷은 어깨 끈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여름용 브래지어를 입는다.

거리패션-란제리룩 탱크톱, 슬립 원피스 거리 활보
   

거리에서 만난 란제리룩은 이전보다 훨씬 대담해졌다. 헬스클럽에서나 볼 수 있는 탱크 톱 스타일의 브래지어 톱, 하늘거리는 소재로 여성스러운 슬립 원피스, 어깨와 가슴이 드러나 시원스런 캐미솔 톱 차림의 멋쟁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번 여름 보여지는 란제리룩의 특징은 노출이 심할수록 겹쳐 입는 레이어드 룩 스타일로 연출한다는 것.

민소매 원피스에 짧은 니트 카디건이나 볼레로를 덧입고 캐미솔 톱의 경우 두 장 이상 겹쳐 입어 섹시하게 보이되 천박하지 않은 란제리룩을 즐기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