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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이라크 파병안 결정여부, 노 대통령이 앞장서야

민주당 신당 출범 구체화, 총선 앞두고 여여 기싸움 본격화

지난 4월 이라크 파병 여부를 놓고 나라 전체가 벌집 쑤신듯 시끄러웠다.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는 서로의 주장을 내세워 찬성과 반대편으로 나뉘었고, 이에 따라 국민 여론도 팽팽하게 맞섰다. 국민 통합을 모색해야 하는 노무현 대통령마저 파병안을 결정한 뒤 “반대론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며 다독거리는 모호한 이중적 자세를 취했다.

그 결과는 모두 경험한 바다. 파병 반대쪽에 섰던 친노(親盧) 진영에서는 ‘배신’ ‘변절’ 운운하며 노 대통령을 비난했고 그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외교적으로는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얻었던가? 미국 측에서는 한국의 파병 결정에 즉각 사의(謝意)를 표시했지만 그후 노 대통령의 방미에서 드러난 미국의 속내는 우리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에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인 듯했다. 사실상 푸대접 외교로 이어진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미국은 이라크 정정이 혼미해지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29개국에 전투병 파병을 요청했다. 파병 규모 및 시기에 대해서는 ‘많을수록 좋고 빠를수록 좋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 재배치와 북핵 문제 등 안보 현안들과 종합적으로 연계해 파병쪽에 무게를 두는 듯하다.

하지만 정부 결정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전체적인 여건은 지난 4월보다 훨씬 더 열악하다. 파병을 지지했던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실익도 없는 총대를 매지 않겠다는 자세고, 민주당도 신당파 잔류파 할 것 없이 대체로 반대 입장이 더 많거나 신중론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명분 없는 전쟁에 더 이상 우리 젊은이들을 내보낼 수 없다며 더욱 강경하게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번 외로운 심판대에 섰다. 그가 어떤 결정(찬성이든 반대든)을 내리든 나라 전체가 다시 한번 찬반 대립 속에 국론 분열과 극심한 혼돈 과정을 거칠 게 분명하다.

문제는 노 대통령의 자세다. 지난 4월처럼 ‘두길 보기’를 취할 경우 명분도 잃고 실리도 못 챙기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종합적인 판단 아래 국익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린 뒤 왜 그 같은 결정을 내려야만 했는 지 설득하고 국민적 동의를 진지하게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바로 그것이 대통령의 참 역할이 아닌가.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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