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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

"내년 총선 사상 유례없는 야비한 선거될 것"



“나라 걱정에 민심이 흉흉할 정도다. 노 대통령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들 한다”. 지난 15일 만난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추석 민심부터 전했다.

홍 총무는 요즘 미국을 방문중인 최병렬 대표를 대신해 당을 이끌고 중앙당 당직자들과 태풍피해지역을 순회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면서도 산적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의(戰意)를 나타냈다. 그는 이번 정기 국회와 관련,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해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홍 총무가 한나라당의 넘버2이자 ‘실세 총무’로 자리잡은 지는 2개월여. 취임 초기 현안에 손발이 맞지 않아 삐걱거림도 있었지만 곧 원내 1당을 제대로 추스리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총선과 현안이 복잡하게 얽힌 안개 정국을 앞둔 시점에서 5선과 민주당 부총재, 정무 제1장관, 국회부의장 등 화려한 경력을 갖춘 홍 총무가 과연 다수당 원내사령탑으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흉흉한 민심 확인했다"




-추석 기간에 몇몇 지역을 돌며 '민심'을 확인한 것으로 아는데.



‘걱정을 넘어 흉흉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나라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고 불경기의 끝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대통령이 어떠한 희망도 보여 주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다.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 가결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은 당초 '국정 감사 이후 수용 여부 검토'안에서 최근에는 '김 장관이 사퇴서 제출 이후 수용' 입장으로 바뀐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은.



노 대통령이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않고 뒤로 미룬 것은 대통령의 중심과제를 경제나 안보가 아닌 김장관 해임안에 둠으로써 국민들의 관심을 끌려는 ‘책략’에 불과하다. 노 대통령이 김 장관에 대해 "내가 키워줄 수 있으면 최대한 키워주겠다"고 말한 것은 그 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그러던 노 대통령이 말을 바꿔 김 장관이 사표를 제출하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김 장관 키우기’의 효과를 어느 정도 거두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대통령은 여느 다른 정치인처럼 작은 책략 때문에 언행이 좌우되서는 안된다. 원칙대로 뚜벅뚜벅 걸어갈 때 존경도 받고 신망도 생기는 법이다


-대통령이 해임 건의안을 거부하면 '대통령과 직접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장외 투쟁도 언급했는데 아직 유효한가.



대통령이 당초 사실상의 거부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에 우리는 진지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대통령과 직접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던 것이다. 대통령 자신이 헌법의 아들인데 헌법정신을 그렇게 짓밟으면 자기 부정이 된다. 대단히 슬기롭지 못한 행동이다. 장외 투쟁은 국회가 열리는 주중을 피하고 주말을 이용할 것이지만, 김 장관이 추석 연휴 뒤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다.


-이라크 추가 파병안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이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은.



대통령이 방향을 말할 때까지 일체 입을 열지 않겠다. 주5일제 문제나 외국인고용허가제 등을 다룰 때 경제 회복을 위해 우리가 앞장 서서 처리해 줬지만 대통령은 등뒤에서 ‘엉뚱한 게임’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나서는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았다고 불평을 했다.

파병안 같은 중대한 일은 대통령이 당당하게 자신의 뜻을 밝혀야 한다. 지난번 공병대 파병때처럼 찬성인지 반대인지 모를 모호한 태도를 취해 혼란을 야기해사는 안 된다.


"당내 세대교체론은 방법에 문제"




-총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세대교체'와 '5ㆍ6공 인사 용퇴론' 등 물갈이 논란이 한창이다. 자칫 내홍으로 비화될 수도 있는데 대책이 있다면.



지난 의총때, 나는 “원내총무인 이상 현역들의 이익을 지키는 입장에 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장의원들의 주장이 애당심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충정에서 나왔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방법에서는 매우 잘못된 점이 있다.

당헌이 상향식 공천을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상향식 공천의 틀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고뇌하고 또 그와 관련된 대안들을 내 놔야 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이를 들이대고 또 산업화 시대에 맡았던 역할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당의 갈등을 키울 뿐이다. 상향식 공천 제도에 대해 좋은 안을 내는 것이 정도다.


-현행 상향식 공천제도는 기존 지구당위원장에 유리하게 돼 있어 '물갈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있다.



상향식 공천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에 대해 연구하고 대안을 내 놔야 한다. 현역 지구당 위원장이 기득권을 누리는 것은 그 동안 노력하고 희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고 또 공정한 것이다. 현역 위원장이 잘못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그 실상을 잘 아는 당원들로부터 배척될 수도 있고, 그것 역시 공정한 것이다.


-이른바 '강남 물갈이'에 대한 견해는.



진지한 자세로 내놓은 제안은 아니라고 본다. 유머 감각은 탁월했지만 진지성이 결여돼 있다.


-내년 총선에 대한 당의 전략은.



그에 앞서 가장 염려하는 부분부터 말하겠다. 지금 태동하는 노무현 신당은 현역 50-60명과 신진 인사 150-170명을 총선 출마자로 만들 것이다. 그래서 현 정치인들이 국민들로부터 혐오의 대상이 되도록 태동 단계에서부터 온갖 추태를 연출시켰던 것이다. 내년에는 이들이 엉터리 시민사회단체를 앞세워서 노사모식의 막무가내 낙선운동을 벌일 것이다. 사상 유례 없는 야비한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총선은 승패를 떠나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당 차원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뾰족한 대책이 현재로서는 없다. 알다시피 국영TV는 중요 기획 프로를 통해 전국민을 의식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문화단체도 재야 급진 진보 인사들이 접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노무현 신당이 대한민국에 대해 어떠한 철학을 갖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길래 저런 계획을 세우는 지, 이미 지식인 사회에서는 큰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이런 커다란 우려가 일반 대중에게도 전파될 것으로 믿고 거기에서 저항력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전총재 역할, 손익계산 따져봐야




-총선과 관련해 이회창 전 총재의 역할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이 전 총재가 나서서 총선에 도움이 된다면 매달려서라도 도움을 청하게 될 것이고 오히려 손해가 날 것으로 예측되면 극구 만류하게 될 것이다. 결국 손익 계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


-이번 정기국회는 16대 마지막 국회이자 총선을 앞두고 있어 중요성을 띠고 있다. 정기국회에 임하는 당의 입장과 전략이 있다면.



임기말이지만 예산 심의와 국정 감사는 알차게, 또 성실하게 수행할 것이다. 정국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더라도 총무를 맡고 있는 한, 국회 파행은 없을 것이다. 예산은 총액면에서 긴축적으로 짜여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전시성 총선을 앞둔 선심용이 많아, 철저하게 심의해 낭비를 줄일 것이다. 국정 감사에서는 굿모닝시티, 박지원. 권노갑 비자금, 이원호 비리 축소 의혹 사건 등을 철저하게 파헤칠 것이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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