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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있는 집] 벌교 '진석산장' 짱뚱어 탕

건강한 갯벌이 준 맛의 축복





보성은 멋과 맛. 건강을 테마로 한 여행지로 제격이다. 아름다운 곳만 골라서 보여주는 드라마 '여름 향기'의 촬영지인 보성 차밭에서 차나무로 빽빽한 산비탈과 삼나무가 도열한 차밭 풍경에 취하고, 그윽한 녹차 한잔이면 마음 속까지 푸른빛으로 물드는 것 같다.

심해에서 끌어올린 깨끗한 바닷물에 녹차를 우려낸 해수탕에서 맛보는 개운한 온천욕은 또 어떤가? 뜨거운 녹차 해수탕에 몸을 푹 담그면 오랜 피로까지 풀어지는 느낌이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벌교에서 갖는 문학기행도 특별한 기억이 된다. 벌교 앞바다에서 잡은 쫄깃한 차고막과 짱뚱어 맛도 잊지 못한다.

벌교 여자만의 장암포구는 썰물이 되면 생물을 품안에 키우고 있다. 신을 벗고 갯벌에 들어가 보면 부드럽고 매끄러운 진흙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서울 근교의 서해 갯벌에 가보면 놀러온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리가 군데군데 눈에 띄고, 모래가 섞여 뻘이 딱딱해 왠지 맨발로 밟기가 꺼려지는 곳들이 많다.

하지만 장암포구 갯벌은 한 눈에 보기에도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발가락 사이로 착착 감겨드는 진흙, 그 안에서 자라난 조개, 게, 생선들이 여간 사랑스럽지 않다.

장암포구의 명물이 바로 고막과 짱뚱어다. 발교 고막은 알이 굵고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짱뚱어는 뻘 표면에서 1m 정도 깊은 곳에 숨어 들어가서 사는데 수시로 바깥으로 나와 지느러미를 이용해 갯벌위를 걸어 다닌다. 물이 빠진 다음 장암포구에 나가보면 고막 캐는 아낙네들과 짱뚱어 잡는 사람들로 재미있는 풍경이 연출된다. 뻘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뻘판을 놓고 갯벌 위를 해집고 다니는 아낙들의 뒷모습이 그처럼 강인해 보일 수가 없다.

벌교의 별미 짱뚱어탕을 먹기 위해 진석산장으로 향한다. 벌교읍내에도 몇 군데 있긴 하지만 장암포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 전경도 좋고, 짱뚱어요리 전문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벌교 사람들한테도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라고 한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식당과 모텔을 겸하는 진석산장이 놓여있다. 바로 앞이 장암포구라 바람에 짠내가 솔솔 묻어난다.

짱뚜어탕은 추어탕과 요리법이 비슷하다. 짱뚱어를 삶아서 살을 발라내는데 추어탕은 고기를 갈아넣지만 짱뚱어는 가능한 살을 부서지지 않게 발라낸다. 육수에 발라낸 살과 우거지를 듬뿍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보글보글 끓여낸다. 된장을 풀어 넣어 맛이 구수하고 매운탕 양념을 해 얼큰한 맛이 조화롭다. 가시가 없고 짱뚱어 맛이 고소해 처음 먹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그 맛을 즐길 수 있다.

몇 가지 젓갈과 잘 익은 김치, 나물 등으로 차린 반찬들은 남도의 손맛을 느끼게 한다. 특히 장암포구에서 잡은 참고막을 삶아 양념해 반찬으로 올리는데 발교 고막의 맛을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얼큰하고 개운한 짱뚱어탕에 고막 몇 접시를 해치우고 나니 만선으로 돌아오는 어선 마냥 기분이 넉넉하다.

진석산장은 짱뚱어요리 전문점으로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 참가해 그 맛을 검증 받기도 했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진석산장 외에 짱뚱어요리를 하는 식당이 두군데 더 있다. 짱뚱어는 탕외에 통째로 넣고 물을 자작자작하게 부어 매콤하게 끓여먹는 전골, 바삭하게 구워 짱뚱어의 본래 맛을 생생하게 맛볼 수 있는 소금구이 등으로 먹는 것도 맛있다.

진석산장에서는 미리 전화연락을 할 경우 고막을 까먹을 수 있도록 삶아서 준비해준다. 4명일 경우 1~2kg 정도면 충분하다. 참고로 고막은 사시사철 캐지만 겨울철에 가장 맛있다. 벌교읍내 재래시장에서 고막을 구입할 수도 있다.


△ 메뉴- 짱뚱어탕 25,000원(4인분), 짱뚱어 전골 10,000원(1인분), 짱뚱어 구이 15,000원, 참고막 20,000원(1kg). 061-857-5350


△ 찾아가는 길- 벌교읍내에서 순천쪽으로 2번 국도를 타고 가면 오르편으로 장양리로 빠져나가는 길이 있다. 장암포구를 따라 난 해안도로를 거다보면 길 왼편 언덕 위에 진석산장이 보인다. 읍내에서 15분 정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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