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자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

[두레우물 육아교실] "고추 만지기, 너무 당혹스러워요"

소아자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


Q. 다섯살 짜리 아들이 1년 전 동생이 태어난 이후부터 자꾸 고추를 비비는 행동을 합니다. 너무 조용해서 살짝 보면 멍하니 허공을 보며 고추를 만지고 그러더니, 몇 달 후부터는 오줌을 참으면서 고추를 비비던 것이 자극이 되었는지 오줌이 마려워도 가지 않으며 자꾸 비비더군요.

또 일찍 일어난 아이가 이마에 땀이 비오듯 해 이상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매일 엄마아빠보다 일찍 깨서 그 사이에 자위를 해왔더라구요.

제가 예민하게 의식하니 더 그 쪽으로 가는 것도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레우물 육아상담실, ID : davi703)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남에게 드러내기 어려운 고민 중 하나가 소아 자위에 대한 것이다. 전체 아동 중 몇 %가 자위를 하는지에 대한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인터넷 상의 육아 관련 게시판들을 보면 적지 않은 부모들이 아이의 자위행위 때문에 고민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위를 하는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대개 남자 아이는 성기를 손으로 만지거나, 엎드린 채 몸을 움직이고, 여자 아이는 소파나 침대 모서리에 마찰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게 된다. 어떤 계기로든 한번 자극이 느껴지면 습관처럼 반복하게 되는데, 때로는 땀을 흘릴 정도로 자위에 열중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보는 것도 모르는 채 빠져있기도 한다.

이렇게 아이가 자위행위에 상습적으로 빠지면 그로 인해 부모 자신이 수치심을 느끼고, 그 감정을 다시 아이에게 전달해 줌으로써 아이에게도 수치심과 죄책감을 심어주게 된다.


병 또는 비정상행위 아니다

그러나, 부모들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소아자위는 아이의 잘못도 아니고, 어떤 병이나 비정상적인 행위도 아니라는 점이다. 아동의 발달을 이해하면 소아자위는 매우 당연한 발달과정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

밝은마음클리닉 소아청소년정신과 강지윤 과장은 “아동은 발달 단계에 따라 갓난아이는 구강(구강기)에, 만 2세가 되면 항문(항문기)에, 3~6세 경에 되면 성기(남근기)에 에너지가 집중된다. 따라서 3~6세 사이의 아동들이 자위행위를 하는 것은 성인의 경우처럼 성적인 유희와는 다르며, 발달선상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소아자위를 경험한 아이의 80%는 2년 후에 자위하는 습관이 없어진다고 한다.

아이에게는 자위가 일종의 놀이인 셈이다. 손가락 빠는 버릇이 있는 아이는 심심하면 손가락을 빨듯이, 소아자위도 심심하면 더 자주 하게 된다.

강지윤 과장은 “자위란 자신을 스스로 자극하는 행위(self-stimulatory behavior)이므로 외부에서 아동을 자극(stimulation)하는 것이 없다면 그 빈도가 높아진다. 위의 사례의 경우 동생을 본 시기와 비슷하게 자위하는 행동이 나타났는데, 이는 아동의 연령이 남근기에 접어든 시기와 맞아떨어진 것도 있겠고, 동생의 출현으로 그 동안 자신에게 쏟아지던 관심이 줄면서 자위가 늘어난 것 같다”고 분석하고, 매일 일정 시간은 책을 읽어주거나 놀아주는 등 큰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을 가지면 자위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자위하는 아이에 대해 부모는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 흔히 아이의 자위행위를 못하게 하기 위해 ‘그렇게 하면 고추가 잘린다.’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 등 근거없는 말들로 아이를 위협하곤 하는데, 이는 아이를 혼란에 빠뜨리고 커서 성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을 갖게 할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집착 말고 부끄러움 일깨워줘야

부모는 아이의 자위행위를 100% 없애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 대신 아이가 자위행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막으려는 정도의 태도를 갖는 것이 좋겠다.

두레우물 육아상담실의 8세 아들을 둔 주부(ID : jipilmom)는 “아이가 3~4살 때 자위행위가 심했는데 아이의 관심사를 분산시키는 등 노력을 했더니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가끔씩은 숨어서 고추를 만지는 것 같다”는 또 다른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아이와 놀아주는 등 노력을 했는데도 자위가 계속된다면 오히려 아이가 자위할 시기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잠자리에서 혼자하는 자위는 모르는 척 해주거나, 낮에 다른 사람 앞에서 하는 것을 금하는 조건으로 허용해줘도 괜찮다.

그러나 만약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 혹은 남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주의를 줘야 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자위하는 것은 부끄러운 행동이며, 친구들이 놀릴 수 있음을 알려줘야 하고, 선생님께도 협조를 구해야 한다. 또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책상 밑에서 하는 행동은 다른 사람이 모를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하는데, 책상 밑에서 해도 선생님과 친구들은 다 안다는 걸 알려주도록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직도 성과 관련된 문제 앞에서는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한다. 그래서 소아자위의 문제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봐 온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이가 자위한다고 말 못할 고민에 빠져있던 부모들, 이제 고민은 그만하고 아이의 귀에 대고 이렇게 말해주자.

“남들 앞에서 고추를 만지거나 비비는 건 창피한 일이야. 사람은 혼자있을 때만 해야 하는 행동도 있는 거거든. 그건 너만의 비밀이야. 알았지? ”

소아자위에 대한 오해와 진실
   

Q. 소아자위를 방치하면 커서 성욕 과잉이 될 수 있다?

☞아니다. 소아자위는 성적인 유희나 성욕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소아 자위에 대한 부모의 과민반응이 아이에게 잘못된 성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

Q. 소아자위는 치료해야 한다?

☞아니다. 자위행위는 모든 연령, 모든 사람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며, 소아자위 역시 정상적인 행동이다. 단 자위행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는 다른 심리적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해주어야 한다.

Q. 소아자위가 성기 등에 신체적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 아니다. 더러운 손으로 만지는 등 위생적으로 불결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위행위는 신체에 어떤 물리적인 손상이나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Q. 소아자위는 무조건 허용해야 괜찮다?

☞ 꼭 그렇지는 않다. 잠잘 때나 혼자하는 자위는 허용하는 것이 좋지만, 유치원이나 학교 등 남 앞에서 하는 자위에 대해서는 부끄러운 행동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두레우물 육아교실은 주부 인터넷 주부닷컴(http://www.zubu.com/)과 함께 진행합니다. 두레우물 육아상담실(http://community.zubu.com/doure.asp)에서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박경아 자유기고가


박경아 자유기고가 koreapk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