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외식업소의 원조 신선설농탕 오승 대표

[시간파괴] "고객·종업원·매출 만족의1석3조 효과"
24시간 외식업소의 원조 신선설농탕 오승 대표

“심야에는 취객 손님이 많아 힘들지만, 한 점포로 두 개 점포를 운영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서울 중구 명동, 강남구 신사동, 인천 중동 등 11개 분점을 둔 ‘신선설농탕’은 1998년 심야 영업 규제가 풀린 직후 24시간 운영에 들어간 ‘24시간 음식점’의 원조다. 이 업소 오승(41) 대표는 80년 부친과 함께 서초구 잠원동에 90석 규모의 기사 식당을 개업. 밤 12시까지 문을 열었다.

24시간 영업 아이디어는 순전히 청소부 등 심야 근무자들의 요청 때문. “새벽에 일을 마치고 귀가하다 보면 속이 출출한데 이럴 때 따뜻한 설렁탕 한 그릇 먹으면 얼마나 좋겠냐”는 것이었다. 오 사장은 IMF로 인해 3교대 근무자가 느는 등 사회가 바뀌고, 어려운 시기에 고용 창출의 효과도 있을 것 같아 도전해 보기로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고객과 종업원의 만족도 상승은 물론 업소 매출도 크게 느는 ‘1석 3조’의 성공이었다. 손님들은 언제든지 든든한 식사를 할 수 있어 흡족해 했고, 종업원들은 교대 근무로 근무 시간이 이전보다 줄어 기뻐했다. 순이익도 이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심야 영업의 수익만으로 매장의 전체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늦은 밤 술자리 이후 찾는 손님이 많은 신사점의 경우 심야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를 넘어서기도 했다.

오 사장은 24시간 영업과 함께 설렁탕의 포장 판매도 도입했다. 퇴근하면서 임신한 아내나 수험생 자녀를 위해 포장된 설렁탕을 사가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 실내 인테리어를 현대식으로 바꾸고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설렁탕 국물을 담백하게 우려내자 대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이 즉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해 요즈음은 이 업소 고객의 약 80%를 2030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오 사장은 올해 2개의 직영점과 1개의 가맹점 등 점포를 3개만 늘릴 계획이다. “점포 수를 늘리는 것보다 고객 만족도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는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것도 일종의 사회 봉사”라며 “음식업을 경시하는 사회 풍토 속에서 귀감이 될 만한 바람직한 음식문화를 주도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심야 비즈니스 창업 3계명

올빼미족이 늘면서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심야 감자탕, 24시간 컴퓨터 수리, 피부 관리숍, 셀프세탁소 등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업을 중심으로 일부에 한정됐던 심야 비즈니스가 미용업, 건강관리업, 편의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창업e닷컴의 이인호 소장은 “밤 소비 문화 발달로 낮에는 일, 밤에는 개인 여가 활동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급증하고 있다"며 “심야 비즈니스는 한 점포에서 두 점포를 운영하는 것만큼 시간과 노동력의 투여가 커지므로 철저한 관리 체계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 지역 유동 인구의 밤 활동 특성을 분석하라.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은 입지 선정. 시간당 1만 명 이상의 유동 인구가 있는 곳을 찍어라. 특히 올빼미족이 많은 곳을 잡아야 한다. 이들의 연령별 직종별 활동 특성과 함께 주변 상권을 분석해 업종을 선택한다.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인근 경쟁 점포수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개점해서는 안 된다.


2. 심야 사업이라도 주간 매출에 신경 써라.

상가임대차 보호법에 따라 상가 고정 비용이 20~30% 이상 크게 올랐다. 주간과 야간에 동시에 매출을 올려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처음부터 심야만 공략해서는 실패 확률이 크다. 최소 주간 매출이 전체의 30~40%는 돼야 안정 궤도에 오를 수 있다.


3. 건강 관리에 유의하라.

심야 영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역시 체력 소모가 크다는 점이다. 24시간 운영 체제에 따라 생체리듬이 깨져 힘들기 때문에 건강 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3-10-01 16:39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