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디자인과 코디법 활용, 개성의 옷입기 유행

[패션] 나만의 色… 감성 캐주얼 시대
톡톡 튀는 디자인과 코디법 활용, 개성의 옷입기 유행

흔히 캐주얼하면 별 특징 없이 그냥 편하고 무난한 튀지 않는 스타일을 생각한다. 그러나 캐주얼에도 ‘색깔’이 있다. 이지 캐주얼, 스포티브 캐주얼, 캐릭터 캐주얼, 트래디셔널 캐주얼. 캐주얼을 지칭하는 이름은 다양하다.

요즘 캐주얼의 유행 앞에는 ‘감성’이 들어가야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감성캐주얼 바람이 캐릭터, 스포츠, 밀리터리, 아웃도어 등 각각의 개성으로 보여지고 있다.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캐주얼의 멋. 나만의 ‘색깔’을 입어보자.

대학가에서도 교복처럼 즐겨 입던 ‘이지 캐주얼’이 퇴조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감성 캐주얼’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깃이 있는 폴로티셔츠에 두 개의 주름이 잡힌 베이지색 면바지 차림으로 대변되는 ‘이지 캐주얼(Easy Casual)’이 편리한 착장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같은 옷차림을 지겨워하기 시작한 것.

이에 디자인 면에서 차별화한 감성 캐주얼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대표주자는 닉스인터내셔널의 ‘콕스’, 쌈지의 ‘쌤’, 지엔코의 ‘캐너비’ 등. 모두 캐주얼업계에서는 ‘한가닥 하는’ 굵직한 패션기업들이 선보인 브랜드. 감성 캐주얼은 캐주얼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인 스타일이 아니다. 기존 캐주얼과 달리 자유분방한 디자인과 코디법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캐주얼을 말한다.

감성 캐주얼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박리다매하는 이지 캐주얼보다 비교적 높은 가격대지만 톡톡 튀는 디자인과 강렬하고 독특한 색채로 감수성 예민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캐주얼의 발생지, 미국 지향적인 캐주얼 브랜드들은 자유분방한 캘리포니아 식보다 세련된 뉴욕스타일을 지향한다.

이지 캐주얼에 트렌드를 가미한 ‘어번 스타일(Urban Style)’로 편하면서도 멋스럽다. 여성복은 건강한 몸매를 강조하고 남성복은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 ‘꽃미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경향이다.

캐주얼이 여러 부문으로 세분화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랜드’와 ‘지오다노’로 대표되던 90년대 캐주얼은 ‘캐주얼’ 한마디로 설명되는 단순한 형태였다. 여기에서 지난해 가을 등장한 감성 캐주얼, 그 중에서 ‘콕스’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는 브랜드로 등극했다.

닉스인터내셔날의 ‘콕스’는 지난해 8월 오픈과 동시에 캐주얼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신규브랜드 사상 유례 없이 런칭 3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등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올해는 6배에 가까운 600억원의 매출을 노리고 있다. ‘콕스’는 여성화하고 있는 기존 캐주얼과는 달리 중성적이면서도 매니쉬한 느낌을 주고있다.

‘콕스’와 함께 감성 캐주얼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캐너비’와 ‘쌤’은 고가 전략을 구사한다. 청바지 하나에 20만원을 호가하지만 각각 영국과 일본의 스트리트패션을 표방하면서 개성적인 디자인으로 젊은이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스포츠 감성을 강조한 캐주얼의 인기도 지속되고 있다. 스포티브 여성복 ‘에이씩스(A6)’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이엑스알(EXR)’, ‘이티에스(ets)’, ‘비엔엑스(BNX)’가 잇따라 런칭,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전통적인 스포츠 브랜드의 변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나이키’, ‘푸마’, ‘아디다스’ 등은 전통적인 스포츠 브랜드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적인 디자인을 늘리고 캐주얼한 이미지를 더했다. 덕분에 ‘푸마’의 경우 매출이 10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이 같은 감성 캐주얼의 인기는 기존의 이지 캐주얼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2,4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캐주얼 시장의 1인자로 인정받아온 ‘지오다노’, 뒤이어 고속 성장을 해온 ‘마루’, ‘티비제이’ 등의 매출 신장세가 2000년 상반기를 전후로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성장은 1% 미만으로 보고 있지만 감성캐주얼의 성장은 80%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감성캐주얼은 티셔츠와 청바지 등 단품 위주의 다양한 코디네이션이 가능하며 여러 연령층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물리적인 나이보다도 자신이 생각하는 마인드 에이지를 최우선으로 한 것. 남성복과 여성복이 동시에 보㈐測?유니섹스라인이 기본이다. 감성캐주얼의 전체적인 흐름은 ‘스포츠’와 ‘밀리터리’. 요즘 뜨는 진 소재와 와펜, 숫자, 라이닝 등 장식적인 요소를 많이 사용해 패션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감성 캐주얼의 특징
   


▲스포츠룩 기능적인 스포츠웨어에 패션 감각을 살려 레포츠를 즐길 때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운동할 때만 입는 것으로 여겼던 트레이닝복이 외출복이 된 대표적인 예다.

특히 스포츠 룩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바이어스 라인과 끈 여밈은 스커트는 물론 재킷이나 티셔츠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마다 조깅, 복싱, 요가 등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스타일도 등장했다.


▲밀리터리 스타일 카키색이 뒤섞인 얼룩무늬, 견장과 주머니 등 전형적인 군복 스타일에서 벗어나 장식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전에는 과장된 패턴을 강조한 딱딱한 형태의 밀리터리 룩이었다면 현재 유행하는 밀리터리 룩은 부드러운 실루엣이 다수다.

터프한 밀리터리 룩에 여성스러움이 가미된 섹시한 스타일이나 편안함과 실용성을 강조하는 캐주얼 스타일이 인기. 두 세 가지 얼룩무늬가 섞인 색과 바깥으로 돌출된 포켓, 지퍼와 버클 장식이 첨가된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장식에 중점을 둔 포켓이나 금속제 액세서리로 밀리터리 느낌만 전달하기도.


▲강력한 비주얼 보여지는 것에 민감한 세대를 겨냥해 자극적인 광고 비주얼을 앞세우거나 독특한 인테리어로 꾸민 매장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스포츠의 액티브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공중에 뛰어오른 모델 사진을 싣거나 옷을 보여주는 대신 ‘무슨 광고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느낌만을 전달하는 ‘이미지 작전’이 대표적.

매장을 방안처럼 꾸며 타깃으로 하는 연령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거나 디자인서적과 컴퓨터를 가져다놓고 옷 매장이 아닌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물 좋은 클럽을 연상시켜 매장에 꽃미남 판매사원을 채용하는 것도 비주얼 작전의 하나.


▲숫자전성시대 두 자리의 숫자가 무늬처럼 사용되고 있다. 스포츠 경기의 유니폼 백넘버에서 시작된 숫자 열풍은 스포츠 룩의 인기 때문. 각각의 숫자들은 해당 브랜드의 탄생연도나 브랜드가 지향하는 이미지의 숫자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아무 의미 없이 디자인적 요소만으로 숫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디테일 끈이나 버클로 길이가 조절되는 디자인과 찢거나 가위질 된 빈티지 디테일이 많이 보여진다. 바느질 후 마감된 부분이 그대로 돌출하거나 풀어헤쳐진 것도 디자인적 요소로 손꼽힌다. 이 같이 다양한 디자인은 거칠고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를 상징한다.


▲감성 캐주얼, 감성마케팅 문화를 전한다는 컨셉. 사회봉사활동 동호회를 창단해 수익금을 적립하거나 캔 모으기 운동 등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는 이익사회환원의 활동을 주최, 지원한다. 단순히 즐기는 차원을 벗어나 미래의 리더가 될 젊은층에게 정신적인 이미지 전달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10-02 13:58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