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있는 집] 하남 '해초의 꿈' 비빔밥


뭔가 신선함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먹거리는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어떤 맛인지,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등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최근 오픈 한 해초요리 전문점 ‘해초의 꿈’을 찾아 대표 메뉴 ‘해초비빔밥’을 주문해 본다.

알록달록 보기에도 좋은 비빔밥이 상에 놓인다. 언뜻 보기에도 열 가지가 넘을 법한 해초류가 먹음직스럽게 담겨있다. 미역, 다시마, 김, 파래 같은 흔하게 볼 수 있는 해초류는 물론 진두발, 갈래곰보, 세모 가사리, 불등 가사리, 톳, 실말, 천사채 등 낯선 해초까지 합해 무려 15가지가 들어간다.

톳이나 실말 같은 것은 해초류 가운데서도 고급으로 치는 것. 진두발, 갈래곰보 등은 붉은 빛을 띄는 적조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생산되지 않아 재료를 일본에서 들여온다고 한다.

연초록, 짙은 녹색, 흰색, 붉은 색 해초류에 참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고슬하게 지은 밥을 얹어 초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는다. 밥과 통깨를 제외하면 모두 바다에서 난 재료로 비빔밥을 만든 것이다. 꼬들꼬들하게, 오독오독하게, 때로는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재미있다.

해초는 특별히 조리하거나 양념하지 않은 생것 그대로다. 보통 비빔밥에는 다진 고기를 볶고, 채소들은 볶거나 무치는 등 한번 조리를 한 다음 한꺼번에 담아 비벼 먹는 것에 비하면 훨씬 싱싱한 맛이다. 매콤한 초고추장과 신선한 해초들, 고소한 참기름과 잘 지은 밥이 어우러지는 맛이 조화롭다. 입안이 신선하고 씹는 맛이 일품이다. 신선한 바다를 맛보는 듯한 느낌.

날이 무더워지면서 해초소바도 인기다. 실말을 가공하지 않고 메밀국수처럼 먹는 것이다. 실말은 톳과 비슷한데 좀더 가늘고 긴 해조류. 맛이 담백하고 신선하다.

해초비빔밥이나 해초소바 둘 다 새로운 맛이다. 입맛 없을 때, 뭔가 새로운 것을 먹고 싶을 때 안성맞춤일 듯 하다. 건강음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현대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메뉴다. 맛에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음식이니까.

해초는 칼슘, 칼륨, 인, 구리 망간, 철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알칼리성 식품. 비타민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해초는 또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감소시키고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고혈압환자들이 혈압을 낮추기 위해 평소에 다시마를 복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또한 항생물질도 함유하고 있으며 항암에도 얼마간 효과가 있다고 확인됐다. 식이 섬유인 알긴산이 많아 변비나 비만에도 좋다.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이들이 부담 없이 먹기에도 적당하다.

계산하고 나가는 카운터에는 껌 대신 맛 다시마를 바구니에 담아 두었다. 맛 다시마는 다시마를 먹기 편하게 만든 것으로 일본에서는 이미 간식이나 안주용으로 상품화 되어있다고. 굳이 건강을 생각지 않더라도 재미 삼아 먹기 좋다. 해초비빔밥은 포장도 가능하다.


▲ 메뉴 : 해초비빔밥 5,000원, 해초소바 10,000원, 해초된장국 5,000원, 해초어린이돈가스 4,000원, 해초해물찜 25,000원(中). 02-477-3255


▲ 찾아가는 길 : 올림픽대교에서 올림픽공원을 지나 하남시 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간다. 서하남IC를 지나 첫 번째 횡단보도에서 우회전 후 굴다리 지나서 800m 정도. 캐슬렉스(구 동서울CC)로 들어가는 길이다.

김숙현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3-10-02 15:22


김숙현 자유기고가 pararang@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