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배변땐 대장암 의심 해봐야

[신수훤하게 삽시다] 대장암 이야기
불규칙한 배변땐 대장암 의심 해봐야

오늘은 대장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 호의 유방암에 이어 선진국형 암의 대명사인 대장암도 최근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01년도 국내 암 발생비율을 보면 남성의 경우 위암이 24.1%로 가장 많았고 폐암과 간암이 각각 16.0%, 대장암이 10.5%로 발생율 4위의 암이 되었습니다. 20년 전에 비해 200% 이상 증가한 셈입니다.

여성에서는 유방암(16.1%), 위암(15.3%)에 이어 대장암(10.5%)이 발생율 3위의 암이 되었지요. 미국에서만 매년 7만 여명이 대장암으로 사망하며 우리나라에서도 폐암과 더불어 조만간 후진국형 암인 간암과 위암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대장암 역시 유방암과 마찬가지로 서구식 생활방식으로 인해 증가하는 암입니다.

대장암의 발생은 대장 점막의 상피세포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변이를 일으키고 다시 작은 용종(폴립)으로 변한 뒤, 이 중 일부가 암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용종이 암으로 진행되는데는 일반적으로 3~7년 정도의 기간이 걸립니다.


고기의 철분성분이 대장암 발생 증가시켜

대장암은 주로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의 경우도 부유층이 많이 가는 한 대학병원의 종합건진센터 결과를 보면 위암보다 대장암이 더 많이 진단되고 있습니다.

대장암의 원인으로는 정제된 탄수화물, 붉은 색 육류, 지방이 많은 음식의 과다한 섭취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담즙산의 분비를 자극하게 되고 분비된 담즙산은 장을 통과하면서 발암성이 있는 2차 담즙산을 생성하게 됩니다. 붉은 육류의 경우에는 그 속의 포화지방이 담즙산의 분비를 자극하는 것 이외에 고기의 철분 성분이 대장암의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빈혈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철분제제의 복용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철분은 대장암 이외에도 혈액내에서 강력한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하고 혈액을 걸쭉하게 만들어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궤양성 대장염, 장결핵 등 오래된 대장의 염증도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대장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불규칙적인 배변입니다. 변비 혹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암덩어리로 인해 대장벽이 딱딱해지고 좁아져 대변의 통과가 순조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대장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증상이 조금 다르다고 알려져 있는데 관이 좁은 왼쪽 대장에 대장암이 발생하면 장의 직경이 좁아져서 대변이 가늘어지고 복부의 둔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반면 오른쪽 대장에 암이 생긴 경우에는 빈혈과 출혈,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의 경우에는 대장 마지막 부위인 직장암이 전체 대장암의 50%를 차지하는데 다른 부위와는 달리 복통이 별로 없으며 치질 증상처럼 변과 함께 출혈이 있거나 변을 보아도 시원한 느낌이 없는 증상이 생깁니다.

그러나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대장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장암의 1% 정도에서 ‘가족성 용종증’이라는 질환이 있습니다. 대장 속에 수많은 용종이 생기는 질환으로 유전이 되는데 그대로 내버려 두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거의 100%입니다. 일반적으로 20대 초반에 용종이 수백~수천개 생겼다가 10~20년 뒤 암으로 진행합니다.

따라서 가족 중에 용종증 환자가 있다면 20대에 대장검사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내시경으로 조기발견시 완치율 높아

대장암은 조기발견하여 치료하면 완치율이 1기에는 90% 이상이므로 무엇보다 조기진단이 중요합니다. 대장 X-선 촬영도 가능하지만 용종이 발견되면 제거를 해야 하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예전에는 50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유했지만 최근 대장암의 발생율이 증가하면서 40대에도 3~5년에 한번은 대장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궤양성 대장염이 있는 경우, 변비와 설사를 반복하거나 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발암물질들이 대장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그 첫번째가 바로 야채, 과일, 도정되지 않은 곡류 등의 음식을 통하여 풍부한 섬유질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과거 얌전했던 대장이 갑자기 말썽을 부리게 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먹?수 있는 풍요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장건강의 보약으로 손꼽히는 섬유질이 단지 맛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현대인의 식단에서 배척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 가정의학회지에 따르면 미국인의 식단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섬유질 부족으로 미국 농무부의 하루 권장량이 30g인데 비해 실제 미국인들은 하루 11g만 섭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섬유질의 대장암 예방작용은 몸 속으로 들어온 여러 가지 발암물질이나 독성물질들을 희석하거나 이들의 흡수를 방해하는 작용입니다.

대변이 대장에 오래 머물게 되면 여러 가지 발암물질과 독성물질들이 대장의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어 대장점막을 자극합니다. 충분한 섬유질과 수분의 섭취는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의 농도를 희석시키고 이들이 대장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줍니다.

섬유질 이외에 칼슘과 엽산, 항산화비타민 A·C·E도 대장암 예방에 일부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으며 주기적인 운동과 활발한 활동도 대변이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주므로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에스더 클리닉 여에스더 원장


입력시간 : 2003-10-02 15:33


에스더 클리닉 여에스더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