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선 "만병통치약", 오가피 세계제패가 꿈

"토종 오가피가 산삼보다 낫지요"
의학계선 "만병통치약", 오가피 세계제패가 꿈

㈜‘수신오가피’ 성광수(60) 대표는 ‘오가피 대가’로 통한다. 30년 오가피 연구의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토종 오가피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성대표는 현재 천안 수신면 만경산 일대를 비롯해 안동ㆍ영주ㆍ봉화ㆍ양구 등 2백만평에 약 1,000그루의 오가피를 재배하고 있다. “2010년까지 1억평 규모로 늘릴 것”이라는 장담이다. 1억평은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일궜던 서산 간척지(4,700만평)의 2배가 넘는 규모. 그가 이렇게 오가피 재배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은 오가피의 놀라운 효능과 밝은 시장성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본사 사무실의 성대표는 “‘본초강목’에 ‘한 줌의 오가피를 얻으니 한 마차의 금옥보다 낫구나’라는 대목이 있다“며 “‘동의보감’에는 ‘오래 살고 늙지 않으니 신선에 경지에 오르는 약’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오가피의 효능을 묻는 질문에 대한 성씨의 명료한 대답이다. 한반도를 비롯해 시베리아와 만주 일대에서 자생하는 낙엽성 활엽수인 오가피는 의학계에서 ‘만병 통치약’으로 통한다. 강장 진통 효과를 지녀 신경통과 관절염, 타박상은 물론 고혈압과 건망증에도 신비로운 약효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암환자 방사선 치료 부작용 완화

미국에서는 에이즈 보균자의 발병을 늦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러시아에서는 암환자의 방사선 치료 부작용을 줄여준다는 사실이 밝혀져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성씨는 지난해에는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오가피를 복용시켜 선수들의 체력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피로 회복과 지구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그가 오가피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73년. 당뇨로 쓰러졌던 형의 약수발을 들기 위해 산삼을 구하러 지리산에 들어갔다가 오가피나무 뿌리를 구해온 것이 계기가 됐다. 그의 형은 오가피를 달여 먹고 증세가 좋아져 1년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때부터 그는 ‘오가피가 산삼보다 낫다’는 말을 실감하며 ‘오가피 마니아’가 됐다.

1944년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난 성씨는 대전고를 졸업하고 서울 농대에 입학했으나 학비가 없어 도중에 그만 뒀다. 군 복무 후 국세청에 입사, 7년간 국세청에 근무하다 돌연 농사꾼으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서울의 유명 약재상에서도 두릅이나 엄나무가 오가피로 둔갑해 유통될 정도로 우량 토종이 희소했다. 산을 헤매며 토종을 채집해, 분근하거나 휘묻이 방식으로 증식에 심혈을 기울였고, 오가피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해 온 경희대와 중앙대 교수진과도 손잡고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자체 연구소에서 조직 배양 및 체세포 실험을 거쳐 우량 교배종 1종을 생산하는 등 우량 토종을 대량 확보하게 됐다.

이렇게 성씨가 평생을 바쳐 일군 오가피 농장은 그의 개인적인 꿈을 넘어, 쓰러져 가는 농촌을 되살릴 수 있는 터전이 될 것이라고 그는 굳게 믿는다. 이러한 소신을 갖고 매주 수요일마다 천안 수신농장에서 관심 있는 사람들을 초청, 오가피 농장 견학과 재배법 강의를 한다. 본격적인 오가피 전도사로 나선 것이다. 목표는 오가피를 통한 세계 재패다.

성씨는 “농촌 노령화와 농작물 수입 개방 탓에 버려지는 땅이 점점 늘고 있다”며 “현재 국내 소비량도 다 충족하지 못하는 오가피를 그 땅에 더 심으면 농지 활용은 물론 수출 증대까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촌도 살고 국가도 사는 길이라는 지적이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3-10-02 17:53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