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가치와 올바른 씀씀이 교육

[두레우물 육아교실] "엄마, 나도 용돈 주세요!"
돈의 가치와 올바른 씀씀이 교육


Q.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인데 월요일마다 2,000원씩 주거든요. 그런데 수요일이나 목요일이면 늘 없는 거예요. 그리고 제 지갑에서 슬슬 빼 가더라구요. 용돈이 적어서 엄마 지갑에 손대는 건 아닌지. 1학년한테 주급을 주는 게 무린지. 아예 날마다 얼마씩 줘야 하나요?”

학교 앞 문방구를 지나치지 못하고 서성대거나 쭈쭈바 한 개로 친구의 우정을 확인하고 싶은 나이가 되면 아이들은 적은 액수라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을 원한다. 그러다 아이 입에서 용돈이란 말이 나오면 부모는 이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바로 용돈을 통한 힘겨운 금전교육의 첫 발을 내딛어야할 순간이기 때문이다. 주부닷컴(http://www.zubu.com) 두레우물 육아상담 게시판에 올라있는 엄마의 고민을 풀어가면서 시작해 보자.


1.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주급은 무리인가? 과연 언제부터 용돈을 줘야 하나?

아이: “엄마 나도 용돈 주세요.”

엄마: “필요한 학용품 다 사주고 집에서 간식 챙겨주고, 또 달라고 하면 그때마다 주는데 무슨 용돈이 필요해!” 또는 “너 불량식품 사먹고 쓸데없는 장난감 사려고 그러지!”

아이가 용돈을 달라고 했을 때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모의 대답이다. 나도 아이에게 그랬고 내 어렸을 때 우리 엄마도 그랬으니까. 그러나 이게 옳은 답인가? 만약 틀린 답이라면 옳은 답은 무엇인가? 아마도 열쇠는 아이와 부모에게 있을 것이다.

아이가 용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기쁜 마음으로 줘라. ‘요 녀석 많이 자랐네.’ 기특해하며…. 그러나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용돈을 언제 주든 중요한 것은 ‘과연 아이가 자기 몫으로 받은 용돈을 책임질 수 있는가’ 아니면 ‘책임질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가’ 이다. 자신 있게 ‘네’ 또는 ‘도와줄 수 있어’했을 때 주면 된다.


2.일주일 단위로 2,000원씩 주는 건 적당한가?

아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용돈의 액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 경제교육 전문기관, 아이빛 연구소 김희준씨는 액수를 정하는데 절차가 있다고 말한다.

“먼저 아이한테 돈이 왜 필요한지, 돈이 있으면 무얼 할건지 묻고 예산 계획서를 만들어보라고 하세요. 그리고 예산 계획서를 부모가 함께 검토하면서 적당한 액수를 정하면 됩니다.” 더불어 용돈은 부모의 수입에서 나가며 그 수입은 한정되어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일정한 수입으로 식구가 생활하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가 먼저 규모 있는 예산 계획서를 만들어 보여줄 것이다.


3.용돈을 주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은 끝인가?

“우리 아이도 1학년인데, 용돈 처음 줄 때 저금통과 용돈 기록장을 주면서 기록하는 방법 가르쳐주고, 스트레스 받지 않게 어쩌다 한번 봐줘요. 애가 책 사는걸 좋아해서 얼마 모으면 책 살 수 있다고 넌지시 얘기해요. 처음엔 군것질을 하더니 지금은 거의 안하고 6,000~7,000 원 정도 모았어요.”(두레우물 육아상담 게시판, 아이디 jyjyja)

어른들이 짜임새 있는 가계를 꾸리기 위해 가계부를 쓰고 점검하듯 용돈 기입장은 규모 있는 용돈관리를 위해 필수라고 한다. 쓴 돈을 날마다 기록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때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용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반드시 목표를 정한다. 좋아하는 책, 친구들이나 식구들 생일 선물, 또는 평소 갖고 싶었지만 비싸서 쉽게 살 수 없는 것들…. 이렇게 쓰임의 목표가 정해지면 아이들이 허튼 데 돈을 쓸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4.아이가 용돈이 부족하다고 말하면 돈을 더 줘야 하는가?

김희준씨는 모자란 부분을 절대로 그냥 채워주지 말라고 단호하게 충고한다.“아이와 함께 왜 부족한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또한 부족한 돈을 얻기 위해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도록 지도합니다.”

‘쉽게 들어온 물건은 쉽게 나간다’는 옛말처럼 아이가 달라는 대로 돈을 주면 귀한 줄 모르고 함부로 써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자기 힘으로 노력해서 어렵게 받은 것이라면 생각 없이 쓰지는 못할 것이다. 먼저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보자. 화분에 물 주기, 쓰레기 분리수거, 물건 재활용하기…. 아이들은 노력한 만큼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다.

좀 궁상맞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자식들이 조금이라도 함부로 돈을 쓰는 것 같으면 입버릇처럼 하시던 부모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누가 돈 십원이라도 거저 주든?” “땅을 파봐라, 돈 한푼 나오나!” 그때는 그 말이 너무 지겹고 듣기 싫었지만 맞는 말씀이다.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과 돈을 얻으려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또 그만큼 돈을 아껴야 함을 강조하신 것이다.

돈을 쓰고 버는 행위가 숨쉬고 밥 먹는 것만큼 살아가는 데 필수 조건인 요즘, 질 좋은 어린이 경제 관련 책과 교육 전문기관의 강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돈에 대한 태도일 것이다. 부모가 먼저 아끼고 돈을 벌기 위해 땀 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아이들은 저절로 그런 부모를 닮아갈 것이다.

돈의 가치를 바르게 알려주려면
   

-용돈의 목표 정하기(예산 계획서 만들기)

-용돈 기입장 쓰기

-아이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조건으로 용돈 주지 않기

"이 닦으면, 네 방 청소하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돈으로 대신하지 않기

※두레우물 육아교실은 주부닷컴(http://www.zubu.com/)과 함께 진행합니다. 지금 두레우물 육아상담실(http://community.zubu.com/doure.asp)에서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심유정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3-10-02 18:09


심유정 자유기고가 pupp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