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청자빛처럼 빛나는 민족혼



서울예술단 '청산별곡 2'

몽고의 침입으로 갈갈이 찢긴 국토와 고려인의 이야기가 되살아 온다. 서울예술단의 ‘청산별곡2’는 대몽항쟁기의 쓰라린 역사속에서 지켜 온 민족혼을 그려 보인다.

청자빛처럼 아름다운 앞날을 기약하던 도공 만경과 순이가 혼례식을 올리자마자 몽고군이 침입해 행복의 꿈은 산산조각 난다. 청자의 비밀을 털어 놓으라는 몽고군에 반항하다 만경은 눈을 잃게 되고, 순이는 몽고군의 노리개가 된다. 갈갈이 찢긴 둘이 한 마리의 새로 되살아 나 다시 부르는 청산별곡이 극의 대미.

2002년 발표돼 아셈 개막 축하 공연 등으로 성가를 확인한 ‘청산별곡’을 수정, 과거와 현대 미학의 충돌과 조화에 무게 중심을 둔 작품이다. 라이브 반주, 간결하고 단순해진 음악 등 음악 언어에서의 혁신이 눈에 띈다.

여기에 연극에서 잔뼈가 굵은 가수 한영애의 출연, 그림자극과 꼭두극의 적극 도입 등의 시도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전통 악가무 공연을 동시대 관객에게 바싹 들이대기에 족하다. 국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타악 음악을 모색하는 원일이 작곡은 물론, 무대에 직접 출연해 연주까지 펼쳐 보인다.

옛 노래집 ‘시용향악보’에 수록된 가사를 노래로 들을 수 있다. 가장 한국인적인 성정은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다. 8월 28~31일 문예회관대극장. (02)523-0986


■ 연극


예술의 전당으로 온 아프리카

아프리카의 원시성이 서울로 직송된다. 남아프리카 원주민이 펼치는 춤과 노래의 향연, ‘우모자’가 예술의 전당을 찾는다. 36명의 건강한 흑인 남녀 젊은이들이 90여분 동안 펼치는 뮤지컬이다. 북과 마림바 등 타악기만의 반주로 흑인 특유의 건강미가 난사돼 나온다.

민속 음악은 물론,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스윙 재즈, 탄광 노동자의 생활에서 따 온 검 부츠 댄스 음악, 극심한 인종 차별을 담은 현지 유행가 을 배경으로 폭발적 율동이 펼쳐진다. 토속어인 제목의 뜻은 ‘연대’, ‘함께 하는 정신’의 뜻. 2001년 런던 웨스트 엔드를 달궜던 작품. 8월 26~3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48-4480


극단 가가 '품바'

“인간은 누구나 다 거진거여….” 가장 낮은 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연극이 탄생 22년의 맥을 잇고 있다. 극단 가가의 ‘품바’는 일제의 압박, 한국 전쟁 등 환란의 시대를 맨몸으로 버텨 온 민초들이 쏟아 내는 한과 해학의 마당이다. 이제는 3류 각설이 타령의 옷을 벗어, 체계적이고 정돈된 한국적 모노 드라마 ‘품바’를 지향한다. 김시라 연출ㆍ출연.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강강술래소극장 (02)766-2124


■ 콘서트


"타악기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창단 1년을 맞는 4인조 여성 타악 그룹 셸라가 타악기의 매력을 선사한다. 클래식 재즈 라틴 등 전통적 타악 레퍼터리에서 컨템퍼래리와 컴퓨터 뮤직 등 현재의 음악까지, 타악기가 보여 줄 수 있는 최대치를 펼쳐 보인다. 특히 마림바 등 건반식 타악기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테크닉은 극한의 경지라는 평을 받고 있다. 피트킨의 ‘4명의 타악 주자를 위한 메들리’, 비발디의 ‘4계’ 등으로 신선한 타악의 세계를 펼친다. 도혜경, 배유진, 신수정, 손혜란 등. 8월 26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02)586-0945


현대 성악앙상블 정기연주회

현대 클래식 성악 작품 전문 공연 단체인 현대성악앙상블(대표 이병렬)이 제 4회 정기 연주회를 갖는다. 안현경(대진대) 박해경(숭실대) 등 10명의 신진 성악가들이 현대 성악 음악가들의 세대 교체를 알린다. 백승우의 ‘3중창을 위한 승평지곡’, 마사타카 마츠오의 ‘일본 전통 민요에 의한 작품’ 등 듣기 힘든 곡들을 선사한다. 9월 6일 오후 7시 30분 영산아트홀 (02)586-0945


■ 라이브


피아니스트 이루마 전국순회공연

CF에서 출발, ‘오아시스’ 등 드라마ㆍ영화 음악의 작곡자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루마(26)가 전국 순회 연주회를 갖는다.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현지에서 ‘세계 뉴 에이지 음악계에 던지는 도전장의 주인공’으로 불리우고 있다. 8월 24일 전주대 삼성문화회관, 25일 광주 문화예술회관, 28일 수원 경기 문화예술회관, 30일 부산 문화예술회관, 9월 6일 대구 학생회관, 7일 부천 카톨릭대 콘서트홀 (02)3487-7800

장병욱차장


입력시간 : 2003-10-06 09:44


장병욱차장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