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있는 풍경] 커피의 의미


커피는 수많은 음료중 하나다. 그러나 다른 음료들과는 달리 커피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만들어 냈고, 대화가 빈곤할 때 화두를 풀어주는 가교가 되기도 한다. 또 아이디어나 어떤 구상이 떠오르지 않을 때면 잠시 여유를 갖게 해주는 존재이기도 한다.

역사 속에서도 문학과 예술의 탄생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술을 마시고 자살하는 사람은 있어도 커피를 마시고 자살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한번쯤 더 생각할 여유를 주기 때문일까?

미국의 주간 ‘내셔널 인콰이어러’지에 실렸던 이야기 한 토막을 소개하려고 한다. 주급 5만원의 학교 청소부인 웬디 필립스 할머니가 어느 날 혼자 학교 청소를 하면서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는데 그 모습이 영화감독의 눈에 띄어 배우가 되었다. 그것도 앤서니 홉킨스와 함께 공연하는 ‘숲속에서’라는 코미디물의 여주인공이었다.

그러나 “믿지 않겠지만 나는 여태까지 늘 해왔던 청소를 끝낸 후에야 비행기를 타고 할리우드로 가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도 자신이 해왔던 청소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녀는 지역의 유명인사가 되었고 남편은 동네 친구들에게 시샘어린 농을 받곤 했다. 그 때마다 그녀의 남편은 “모두가 웬디를 좋아하고 있어, 그녀는 언제까지나 웬디로 남아 있을 거야” 라고 아내를 자랑스러워 했다. 웬디 또한 “다들 황금을 쫓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영화가 나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나는 영화에 출연하는 것보다 남편과 커피 한 잔 할 때가 제일 좋다”라고 말했다.

커피는 웬디가 말한 것처럼 행복한 자리에 늘, 혹은 가끔 존재하는 정말 괜찮은 음료다.

입력시간 : 2003-10-21 15:52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