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열풍 속 '후광'아닌 '인물'로 홀로서기에 도전

[新人時代- 2세 정치인] 디지털 정치시대 열 뉴페이스
세대교체 열풍 속 '후광'아닌 '인물'로 홀로서기에 도전

내년 4월15일 4당체제로 치러질 제17대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극도의 혼전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념적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여야 4당 체제에다 계층 및 세대ㆍ지역별 대립까지 예고돼 있어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식 승부로 흐를 공산이 크다. 총선전의 이런 변화 바람은 상대적으로 정치 신인들의 여의도 정가 진입에 일정 부분 유리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주간한국은 이번 선거의 ‘돌풍의 핵’으로 떠오를 정치 신인 후보군을 2세 정치인에서 법조ㆍ언론ㆍ학계ㆍ시민단체 등으로 분류해 금배지의 두터운 벽에 도전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보기로 했다. ‘신인시대’이번호 2세 정치인편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총 11회로 나뉘어 게재된다.


"아나로그 세대는 가라! 이젠 2세들 차례"

유력 정치인의 2세라면 부친의 후광 덕에 일반 정치 신인들보다는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하는 것이 보통이다. 현 국회에도 2세 정치인들이 대거 입성해 있으며, 그중 전직 대통령의 자녀들은 ‘출마=당선’의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 부친이 유력 정치인일수록 당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말이다.

이같은 이점을 안은 전ㆍ현직 국회의원의 자녀들은 내년 총선에도 상당수가 출마를 준비중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고 불고 있어 2세들의 여의도행은 급물살을 타는 편이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 성동씨(관악 을)와 정재철 전 의원의 아들 문헌씨(강원 속초). 전두환 전 대통령 사위 윤상현씨(인천 남구을) 등은 이미 한나라당에서 지구당 위원장을 맡으며 사실상의 득표전을 벌이고 있고, 김상현 민주당 의원의 아들 영호씨와 박관용 국회의장 아들 재우씨도 정치권 진입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가 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는 이미 고향인 거제에 사무실을 개소했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도 호시탐탐 고향 출마를 엿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물림이나 세습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아직은 전면에 나서는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 2세 신분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경우 득보다 실이 커질 것을 우려해서다. 이처럼 ‘양날의 칼’을 보유한 채 대를 이은 정치적 모험에 뛰어든 2세 정치인들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아버지를 넘은 2세 정치인들
   

'2세 정치인'이란 말이 낯설어 보이긴 하지만 사실 현 국회내에도 상당수 의원들이 포진돼 있다.

민주당 대표를 지내고 통합신당을 옮긴 정대철 의원과 민주당 차기 대표로 거론되는 조순형 의원은 모두 정일형ㆍ조병옥 전 의원의 아들로 '부자(父子) 의원시대' 막을 연 장본인 들이다.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녀들인 박근혜 김홍일 의원은 모두 재선에 성공해 '대통령 자녀=당선'의 등식을 이었고, 고 정주영 회장 아들인 정몽준 의원도 '부자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한나라당 유한열 남경필 의원과 민주당 김택기 의원, 자민련 정우택 정진석 의원 등도 아버지 세대를 넘어선 2세 정치인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염영남 기자


입력시간 : 2003-10-22 14:35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