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과 연계한 테마별 관광지 건설 포부

[新人時代- 2세 정치인] "전문성 살려 고향의 미래 밝힐 것"
금강산과 연계한 테마별 관광지 건설 포부


정문헌 한나라당 속초ㆍ고성ㆍ양양ㆍ인제 지구당위원장

10월5일 실시된 한나라당 강원 속초ㆍ고성ㆍ양양ㆍ인제 지구당 위원장을 뽑는 경선에서는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지역 출신인 정영호(45ㆍ부대변인)씨를 정문헌(37) 고려대 겸임교수가 842대 180이란 큰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것.

신임 정 위원장은 5공때 정무장관을 지낸 4선의원 출신인 정재철 전 의원의 장남. 고성이 본적지이나 서울에서 줄곧 학교를 다녔고, 미국 유학을 갔다온 ‘도시파’로 지역구와 관련된 지역 연고는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런데도 압도적 표 차로 당선된 배경에는 역시 정 위원장 부친의 후광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다. 하지만 이런 분석에 정 위원장은 손을 내젓는다.

“우리 지역은 4개 권역을 한 지역구로 묶은 곳으로 소지역주의 감정이 은근히 작용하는 곳이지요. 그런데 상대 후보였던 정 부대변인이 속초 출신이란 점을 너무 앞세웠던 게 오히려 제게는 도움이 됐던 셈입니다. 여기에다 17대조부터 살아온 뿌리깊은 가문 전통과 부친에 대한 향수, 젊고 전문성 있는 후보라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졌던 것 같습니다.”

정 위원장은 서울 경복고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를 졸업하고 시카고대 석사를 거쳐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고려대 평화연구소 연구교수와 동국대 겸임교수로 활동해 왔다. 학계에 몸담고 있던 정 위원장이 정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딘 것은 지난해 12ㆍ19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 캠프에 정책특보로 임용되면서부터.

하지만 부친인 정 전 의원은 아들의 정계 입문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학교에 남아 자신의 분야를 연구하면서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왜 굳이 험한 길을 가려느냐”는 이유에서였고, 다른 가족들도 정 전 의원의 지역구 생활을 알고 있기에 극력 반대했다고 한다.

이에 정 위원장은 아버지 세대의 아날로그 정치가 아닌 21세기에 맞는 디지털 정치를 펼치면서 고향을 북한의 금강산 관광과 연계한 테마별 관광지대로 가꿔나가겠다는 포부로 가족을 설득했다.

아버지 지역구를 물려받은 세습정치라는 비판에 정 위원장은 “법관 부친을 둔 아들이 시험을 거쳐 법관이 됐다고 세습이라고 할 수는 없잖습니까. 당당히 지역구에서 경선을 통해 지구당 위원장에 당선됐는데 이를 대물림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라고 항변했다.

염영남 기자


입력시간 : 2003-10-22 14:37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