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방풍·방한 기능의 '다운'과 '고어텍스'

[패션] 겨울의 동반자 - 파카 Parka
뛰어난 방풍·방한 기능의 '다운'과 '고어텍스'

파카(Parka)는 모자, 후드가 달린 겨울용 방한복을 일컫는다. 에스키모들이 입던 동물 모피 외투에서 시작된 파카는 유럽과 미국의 아웃도어가 발달하면서 겨울철 스포츠, 캐주얼웨어의 대표적인 아이템이 됐다.

아웃도어의 개념이 정립된 것은 19세기경 영국. 사냥, 낚시 등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의 대부분이 영국에서 비롯된 것을 상기하면 된다. 영국 신사들은 스포츠를 단순히 운동으로 즐긴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 순화와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여겼고, 영국풍의 아웃도어의 개념은 활동하기에 편리한 기능성과 신사들의 멋이 결합된 타운 캐주얼의 형태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에 반해 미국 아웃도어의 개념은 거친 자연과의 싸움을 통해 인간 본연의 개척정신을 일깨우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따라서 미국식 아웃도어는 보다 기능적이어서 완전 방수, 고어텍스, 방풍복 아노락, 윈드 브레이커 등이 필수품.

파카는 이 같은 아웃도어의 가장 기본 개념에서 출발한다. 등산용품으로 사용되고 있는 마운틴 파카는 후드(Hood), 여유 있는 라글란 소매, 허리를 조이는 끈, 손의 보온을 위한 핸드 워머(Hand Warmer), 소매 끝에 부착되어 있는 벨크로(찍찍이) 여밈, 큰 사이즈의 아웃포켓, 지퍼와 단추가 함께 부착되어 있는 이중 여밈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내충제는 '다운' 겉감은 '고어텍스'

파카의 소재는 천연의 최고 보온재, 다운(Down)이 대표격. 물새, 특히 오리의 앞가슴 털로 이루어져 있는 다운은 공기 층을 충분히 확보해 따뜻하면서도 가벼워 최고의 보온용 상의의 기능을 한다. 오리는 추운 겨울에 물과 가까이 지내니 추위를 이겨내는 진화 과정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즉 생존을 위해서 방풍ㆍ방한기능을 타고났고 이를 인간이 방한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가슴에 있는 털을 다운이라 하며 깃털을 훼더라 하는데 다운으로 오리털 파카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파카의 크기에 따라 100~200 마리 정도의 오리 가슴 털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운은 적은 양으로도 공기를 많이 함유하는 성질 때문에 형태복원 기능 또한 우수하다. 습기에 약한 단점이 있기 때문에 다운 소재의 의류는 되도록 물에 닿지 않는 것이 좋고 다운의 기름 성분이 빠지지 않도록 전문적인 세탁이 필요하다. 따라서 다운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리기 위해 다운을 내충제로 사용하고 방수와 투습 기능을 가진 고어텍스 원단을 겉면에 사용하기도 한다.

올 겨울 파카의 가장 큰 특징은 밝아진 색상과 라쿤(너구리털), 폭스(여우털) 등 동물의 털이 달린 디자인이다. 안감에도 탈착식으로 털을 부착해 보온성과 촉감이 좋아졌다. 색을 많이 사용하기보다는 단색 디자인이 인기인데 여성복에서는 화이트, 베이지, 아이보리 같은 화이트 계열이 많고, 캐주얼에서는 카키, 브라운, 초코 브라운 등 가을ㆍ겨울의 대표적인 컬러들이 사용되고 있다.

또 캐주얼 브랜드들의 경우 스포츠웨어의 느낌이 나는 코팅된 매끈한 스타일보다 데님소재나 모직 체크소재를 파카 외피에 적용해 소재에 파격을 주고 있다. 캐주얼풍 파카 중에는 아웃도어의 영향으로 절개와 패턴 등의 디테일이 기능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디테일과 장식도 많아졌다. 지퍼나 고리 장식이 많고 소매와 목선, 아랫단에 달려 있는 니트 소재의 뜨게(시보리)처리가 넓어졌다. 여성복은 짧은 점퍼 스타일인 블루종 디자인이 인기. 롱 스타일일 때 허리선을 강조하거나 가로 절개를 넣었었는데 A라인 스타일로 떨어지는 디자인이 많고 섭括珝낮?자연스러운 외형을 주고 있다.


안에는 얇고 가볍게 입어야 좋아

일단 파카는 부피가 있어 보이는 편이라 두꺼운 내의는 더 뚱뚱해 보일 수 있다. 보온성이 강조된 파카를 입을 때 내의는 가볍게 착용하는 것이 좋다. 흰색 파카 안에는 진하지 않은 파스텔톤의 스웨터가 잘 어울리는데 보온성을 원하면 터틀넥 스웨터를, 가벼워 보이려면 브이넥이나 라운드넥 등 목이 드러나는 디자인을 고른다.

길게 뜬 핸드메이드 니트 목도리와 같은 소재의 니트 모자, 장갑을 함께 착용하는 것도 유행에 뒤지지 않으면서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코디법.

예상치 못한 믹스앤매치의 아이디어를 더한다면 터프한 파카 안에 레이스 소재나 새틴 소재의 광택 있는 상의를 미니스커트와 함께 입는 것이다. 아니면 비즈가 달린 란제리 스타일의 미니 드레스를 매치해 이브닝웨어처럼 보이는 것도 의외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하이힐과 장식이 많은 핸드백을 들면 터프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밀리터리 스타일

대체적인 디자인은 ‘바머 파카(Bomber Parka)’. 바머 파카는 아메리칸 너구리 라쿤의 털이 달린 터프한 느낌의 파카. 바머(Bomber)는 세계 제 2차대전때 폭탄을 싣고 다니는 비행 조종사들이 입었던 재킷에서 유래됐다. 밀리터리 스타일의 이미지처럼 풍성하고 터프한 느낌이 든다.

모자 부분에 라쿤 털을 달아 보온성과 트렌디한 멋을 더했다. 주머니가 크고 소매에 지퍼 아웃포켓이 달려있는 등 기능적인 장식이 많다. 군복의 느낌답게 네이비, 카키 컬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데님이나 체크무늬 모직류도 찾아 볼 수 있다.


북유럽풍 스타일

털 장식이 풍성한 아웃도어 파카류는 북유럽풍의 여유와 멋을 전한다. 보온의 기능을 높여 점퍼형보다는 하프길이가 많고 사이즈도 빅 사이즈로 입는다. 안쪽에는 탈착이 가능한 누빔소재나 털소재의 내의가 한 겹 더 덧대어 있어 온도 변화에 따라 편리한 착용을 돕는다.

노르딕 포클레어 패턴을 활용한 북유럽 풍 원터 룩으로 눈꽃무늬, 순록 등 북유럽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기하학적으로 활용한 니트류와 매치하면 멋스럽다.


스노보드 스타일

전문 스키ㆍ스노보드복 수준의 방수, 통풍 기능을 갖춘 기능성 제품도 겨울 스포츠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우수한 기능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파카의 기능을 한층 더 높인 제품으로는 스노보드 등 겨울스포츠 활동에도 적합하도록 기능적인 측면을 높였다. 빗줄기도 견디는 방수처리, 심실링 처리와 핸드폰 MP3 등을 소지할 수 있는 기능적인 인ㆍ아웃포켓, 운동 후 땀이 차면 빨리 건조될 수 있는 통풍구 등 내부 디테일에도 신경썼다. 솔기 부분도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처리됐다. 스키나 스노보드의 느낌을 살려 원색적인 디자인이 많다.

파카 구입 및 관리요령
   

일반적으로 오리털 파카는 덕다운과 페더(일반 깃털)가 혼합돼 있는데 덕다운의 함량이 절반 이상인 제품이 좋다. 손으로 눌렀을 때 뻣뻣한 느낌이 드는 제품은 덕다운 함량이 적을 수 있으므로 촉감이 부드럽고 원상 회복력이 좋은 제품을 선택한다.

다운류는 구입한지 한 두 해 지나면 봉제선 사이로 오리털이 빠져 나와 볼륨감이 줄어들고 볼품 없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 오리, 거위 등 물새의 가슴부분에 자라는 미세한 솜털로 속을 채워 아무리 바느질이 촘촘해도 털이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봉제선 사이로 다운류가 빠져나오기 쉽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봉제선이 적은 디자인이나 겉감 위를 한 번 더 덧씌운 다운백 처리가 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요령.

다운소재의 파카는 되도록 세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잦은 세탁은 다운 소재를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 그래서 세탁할 때 주의할 점은 다운의 기름성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또 다운이 세탁으로 인해 뭉쳐서 형태가 변형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세탁시에는 지퍼를 잠그고 손으로 눌러 빨거나 세탁기에 세탁할 때는 울 코스로 세탁해 강한 충격을 피한다. 다운류는 건조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옷걸이에 걸어 말리면 다운이 뭉칠 염려가 있으므로 평평하게 펴서 말린다. 또 말리는 도중 자주 다운의 뭉침을 손을 쳐서 풀어 주어야 형태손상을 막을 수 있다. 세탁소에 맡길 때는 세탁표시 상표를 확인하고, 다운 솜이 빠져나가는 부분이 없는지, 터지거나 찢긴 부분을 수선해 세탁한다.

다운류를 보관할 때는 충분한 공간에서 보관한다. 다른 옷과 겹쳐서 보관할 때는 맨 위에 두는 것이 좋다. 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오염을 제거한 후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솜이 죽었을 때는 안쪽에 스프레이로 깨끗한 물을 분사해 약간의 습기를 준 뒤 뭉친 곳을 양면에서 박수를 치듯 두드린다.

파카 전 부분을 마를 때까지 토닥거리면 솜이 부풀어오른다. 최근 많이 부착돼 있는 털소재 장식은 착탈식이 세탁에 용이하다. 세탁 후 잘 말려서 털이 뭉치지 않도록 굵은 빗으로 가지런히 빗어준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11-14 16:23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