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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와인나라 이철형 사장
"와인은 보랏빛 낭만과의 달콤한 혀끝사랑"
올 보졸레 누보, 풍부한 일조량으로 당도 높아






11월 셋째 주 목요일인 20일 자정. 전세계는 햇포도로 만든 와인 보졸레 누보로 한 가족이 된다. 동ㆍ서양을 떠나 종교와 인종의 벽을 뛰어 넘어,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과 일반인들은 지구촌에서 올해 처음으로 공개되는 보졸레 누보를 맛보며 밤 새워 와인 축제를 연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남부 부르고뉴의 보졸레 지방에서 그 해 8~9월에 수확한 포도를 단기간 숙성 시켜 만드는 와인. 누보는 뉴(new)라는 뜻으로 보졸레 누보는 보졸레 햇 와인이란 뜻이다.

금년에는 예년과 달리 유럽 전역에 강렬하게 비친 뜨거운 태양덕에 보졸레가 빨리 익어 향기로움과 달콤함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가뭄과 폭염 속에서 끝까지 살아 남은 포도만이 수확되는 까닭에 그 숫자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은 것이 올해 보졸레의 특징이다.

온-오프 라인의 와인 판매 전문 기업인 ㈜와인나라의 이철형(43)사장은 “보졸레 누보가 전세계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것은 그 해에 생산된 포도로 만든 최초의 와인을 동시에 마신다는 의미때문”이라며 “풍부한 과일향과 가볍고 신선한 맛, 저렴한 가격대 등으로 초보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그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부드럽고 육감적인 맛 될 것"



올해 보졸레 지방의 포도 수확 개시일은 예년보다 보름이나 빠른 8월 14일이었다. 8월 25일부터 포도를 따기 시작한 1893년 이후 한번도 보졸레 포도밭의 수확이 이같이 빠르게 이뤄진 적은 없었다. 가장 잘 익은 포도밭에서는 예외적으로 8월 10일부터 수확이 시작됐고 양은 적었지만 8월말에 수확 작업이 완전 종료됐다.

이 사장은 “올해는 봄의 서리, 5월의 강한 바람, 가뭄, 여름의 폭염 등 때문에 포도 수확량이 예년보다 40% 적었다”며 “1~8월까지 포도밭에 비친 일조량이 평소보다 300시간 더 길었고 기온의 총합을 따져보면 평년보다 2배나 높아 당도가 어느 때보다 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보졸레 누보는 과연 어떤 맛일까. 부드럽고 둥글둥글하며 육감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사장은 “보졸레 누보는 신맛이 약하며 뒷맛은 넉넉하고 푸짐한 것이 일반적”이라며 “입안에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점 또한 올해 특징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졸레는 입안에서 느껴지는 향 역시 매우 강하다. 강한 과일향은 딸기를 설탕에 절였을 때의 향이다. 이 사장은 “조화로운 와인처럼 보졸레는 입안에서 서서히 변해 가는 맛을 느낄 수 있다”며 “색깔은 짙은 석류색으로 아름다운 보랏빛이 깊이 있는 농도로 발산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이 보졸레 누보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는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지금은 와인을 마시며 대화할 때 오른손을 바삐 놀릴 정도로 와인 애호가지만 그는 사실 와인 사업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마실 줄만 알지 와인에 대해선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 와인 잔을 찰랑거리도록 계속 돌리는 것은 와인이 공기와 접촉해 맛과 향이 더 좋아지도록 하는 와인 애호가들만의 독특한 음주 비법.

이 사장은 3년 전 보졸레 누보 출시 당시부터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보졸레 햇 포도주에 대한 영업을 시작으로 포도주 문화를 처음 맛봤다. “패션 관련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할 때 우연히 와인 수입을 하는 친구가 와인 소매회사를 한 번 운영해 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더군요. 그게 와인과의 첫 만남이었죠.”

국내에서 두산 다음으로 손꼽히는 주류 수입업체인 아영주산의 우종익 사장이 바로 그 친구였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가 소득이 높아지면서 소비 생활도 다양해지고 소주와 맥주를 넘어 와인 소비 역시 자연스럽게 늘어날 거라는 막연한 느낌에 친구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와인 문화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와인에 대해 모르는 것이 오히려 와인사업 운영에는 장점으로 작용했다. 와인 사업을 문화가 아닌 경영의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와인 대중화 위해 가격파괴 주도



“지금은 와인 애호가들이 많이 늘었지만 3년 전만해도 와인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았거든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되긴 될 아이템인데, 자리잡을 때까지 버티려면 와인말고도 든든한 매출원이 있어야 겠더라구요. 그래서 떠올린 아이템이 주류 운송이었어요.”

이사장은 주류 물류가 돈을 벌어주는 동안 자신이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 ‘와인 나라(www.winenara.com)’의 콘텐츠를 강화하고 와인 전문 아울렛 2개점과 와인 전문숍 4개점, 와인 전문 델리숍 2개점, 와인 전문 교육기관 ‘더 아카데미’ 등을 잇따라 열어 자신이 꿈꾸는 와인 시대가 숙성되길 기다렸다.

와인나라 사이트는 그 동안 하루 7,000명이 방문할 만큼 성장해 영국의 와인 전문 사이트 와인서쳐(www.winesearcher.com) 선정 세계 11위에 오를 정도였다.

이 사장은 와인 문화가 너무 일부 상류층에만 제한되는 것이 못내 껄끄러웠다. 어떻게 하면 와인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을 지가 사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와인 가격의 거품을 제거하고 가격을 파괴하는 것만이 구체적 방안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이사장은 ‘와인나라’가 중심이 돼 판매 가격대를 발목까지 내려 와인의 가격파괴를 주도했다.

“올들어 양주소비가 40%, 맥주 15%, 소주 10% 정도 줄었지만 와인은 30%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수입량도 30~40% 늘어났습니다. 서울 청담동에도 중저가 대 와인 바가 수십 개 늘어났죠. 결국 와인의 대중화가 승부수인 셈이죠.” 지난 3년은 그를 위한 투자ㆍ교육ㆍ홍보 기간이었던 것.

이 사장은 보졸레 누보 행사가 서구 문화 소비를 부추길 뿐이라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손을 가로 저으며 그 의미를 바로 잡아줬다. “수확이 끝나는 11월 추수 감사절을 즈음 해 일년을 뒤돌아보며 자신 스스로 감사의 마음을 갖는 순화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 보졸레 누보 행사의 참 의미죠. 브라보 보졸레 누보.”

와인선택은 고기 양념에 따라
  




와인은 따로 마시는 술보다는 식사에 곁들이는 음료로 발달해왔다. 어떤 음식과 함께 마시느냐에 맞춰 와인을 고르는 것이 제 맛을 살릴 수 있다. 와인마다 어울리는 음식이 있다.

고기에는 레드와인, 생선에는 화이트와인이라는 것쯤은 아무리 왕초보라도 익히 들어 봤을 것이다. 그러나 고기라도 맛이 가벼운 돼지고기는 화이트 와인도 잘 어울린다. 닭고기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고기의 종류보다 어떤 양념을 했느냐에 달려 있다.

양념이 강하면 진한 와인, 약하면 가벼운 와인이 좋다. 예를 들어 같은 개고기라도 깻잎, 들깨, 된장, 고추장으로 맵고 강하게 양념한 보신탕이라면 레드와인 중에서도 맛이 복합적이면서 강렬한 프랑스 론 지역의 와인이 안성맞춤이다('와인나라' 제공 매뉴얼에서).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3-11-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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