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시민사회 구축의 첨병, 참여정치 실현에 한 몫

[정치 신인시대-시민운동가] 개혁의 기치 든 민초의 힘
21세기 시민사회 구축의 첨병, 참여정치 실현에 한 몫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정치권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내년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룹은 사회운동에서 이미 능력이 검증된 시민운동가 출신들이다. 이들은 ‘개혁’과 ‘통합’이라는 시대 정신과 21세기 시민사회를 구축하는데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총선을 준비하는 시민운동가 출신은 줄잡아 60여명. 이들 중 어느 정도가 국회에 입성해 시민운동의 꿈을 제도권을 통해 실현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참여정치와 시민 주권이 중심이 된 현대 정치에서 나름의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기홍 열린우리당 시민사회위원장

"서민 대변, 도덕정치 펼칠 터"

내년 총선서 서울 관악 갑에 출마하는 유기홍(45) 열린우리당 시민사회위원장은 정치 신인이지만 경륜만큼은 웬만한 현역을 능가하고 있다는 평이다.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의장.

한국민주청년단체협의회의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대 사무처장 등 재야 민주화운동의 핵심을 거쳤고, DJ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실 국장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견인차 역할을 한 개혁국민정당 정책위원장을 맡아 개혁성과 도덕성, 그리고 국정 운영 경험에서 정치적 무게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은 1977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할 때만 해도 역사학자를 꿈꿨지만 유신독재와 80년 ‘5월의 광주’를 경험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군부 독재에 맞서 재야민주세력을 하나로 묶는 중추역할을 해냈으며 청년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로서 87년 6월항쟁을 주도하며 두 차례의 투옥과 네 차례의 지명수배 등 고초를 겪었다.

97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대 사무처장으로서 남북화해와 통일운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함으로써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뒷받침했다. 또 2000년부터 2년간 청와대 정책기획실 국장으로 국정에 참여, 각종 개혁 입법과 여성, 장애인, 서민 문제 등 사회적 약자층의 권익을 향상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대선 때는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 영화배우 문성근씨 등과 함께 개혁국민정당의 창당을 주도하고 정책위원장과 상황실장으로 대선활동을 총괄하며 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여는데 견인차 역할을 맡았다.

노무현 후보의 승리와 함께 유 위원장은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위한 범개혁신당’을 천명하고 ‘관악구 개혁신당추진 연대회의’ 위원장을 맡아 정치의 지역주의와 고비용 저효율의 낡은 정치 타파, 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정당 건설을 주창하면서 열린우리당 창당의 산파역을 자임하기도 했다

그는 시민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데 대해 “그동안 걸어온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말로 설명한다. 그는 또 “지난 대선은 참여민주주의의 승리였다”며 “정치개혁의 핵심도 ‘참여’에 있는 만큼 이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총선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가 관악 갑을 지역구로 택한 것은 자신의 시민운동과 인연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지역은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청년활동과 시민운동을 활발하게 하던 곳으로 인연이 깊다”며 “많이 개발됐지만 아직 서민 지역으로, 어렵게 살아온 내 삶이 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 전망과 관련, 민주당 이훈평 의원과 한나라당 김성식 위원장이 나름대로 강점이 있는 경쟁자라면서 남은 시간까지 누가 진정으로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지역발전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 주민들에게 호소하면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종진


입력시간 : 2003-11-25 16:54


박종진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