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애절한 사랑의 몸짓
■ 제목 : 시인과 그의 신부 (The Poet and his Bride) ■ 작가 : 케빈 시놋 (Kevin Sinnott) ■ 종류 : 캔버스 유화 ■ 크기 : 172cm x 185cm ■ 제작 : 1992 ■ 소장 : Flowers East, London 얼마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스와핑’ 보도는 오늘날 타락한 성문화와 실추된 부부 도덕성의 단편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불안정한 사회적 정서 속에서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어긋난 쾌락과 욕망을 추구하기 쉽다는 일부 논제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지만 같은 환경 안에서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는 한낱 궤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성에 대한 끝없는 욕망을 다루는 문학, 영화, 미술에서는 실제 상황이 아닌 허구라는 전제가 있기에 때로 타락한 도덕 관념조차 낭만이 되고 감상자들은 다른 의미에서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진위 여부나 옳고 그릇됨을 가려야 하는 실사가 아니기에 예술의 표현에 있어서의 자유란 분명 매력적인 요소가 된다. 아일랜드 태생 작가 케빈 시놋은 대부분의 작품에서 ‘인간 관계’에 대해 말한다. 특히 남녀간의 다양한 관계성이 생동감 있는 묘사력으로 그의 캔버스 위에서 표출되고 있다. 아일랜드 미술가들의 특징 중 하나는 미술의 전통성과 현대성을 혼합하여 표현한다는 점인데 그의 작품에서도 주관적이고 개성적인 자아가 드러나는 18세기 말 낭만주의적 성향과 함께 20세기 중반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거침없고 강렬한 붓터치를 느낄 수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 ‘시인과 그의 신부’에서 신부는 지쳐 쓰러진 남편 옆에서 마치 손에 닿을 수 없는 뮤즈를 연상시키는 몸 동작을 연출하고 있다. 케빈 시놋이 집착했던 ‘인간 관계’의 표상은 작품 ‘시인과 그의 신부’를 통해 정열적 색채와 대범한 구도 속에서 거친 마띠에르의 촉감을 전달하며 낭만과 욕망의 동선을 따라 사랑스러운 부부사이에서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다.
입력시간 : 2003-11-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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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