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서 육감적 몸매 과시하며 흥행견인선 적당히 망가지는 칼든 귀신으로 변신

[스타 데이트] 진재영
영화 <색즉시공>에서 육감적 몸매 과시하며 흥행견인
<낭만자객>선 적당히 망가지는 칼든 귀신으로 변신


배우 진재영(26)은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색즉시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98년 KBS 2TV ‘파랑새는 있다’ 출연을 끝으로 연예계를 떠난 이후 4년 만이다. 그녀는 섹스 코미디를 표방한 이 영화에서 모두가 숨죽이게 하는 육감적인 몸매를 과시하며 “귀여운 줄만 알았더니 엄청 섹시하다”는 평을 얻었다. 결과는 420만의 관객 동원으로 이어졌다.

“저질이다. 조잡하다”는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터트린 ‘색즉시공’ 흥행 돌풍에는 그녀의 몫이 컸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초점은 그녀의 글래머러스한 몸매.

“누드집 찍자”는 제의에서부터 ‘성형’ 의혹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처음엔 섹시하다는 말이 기분 좋았는데 나중에는 자꾸 벗은 몸에만 관심을 두니까 속상했어요.”

그녀가 두 번째 영화로 12월5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낭만자객(감독 윤제균ㆍ제작 두사부필름)’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항상 같은 모습이고 싶지는 않아서”이다. 한결같이 ‘색즉시공’에서의 멋진 몸매를 다시 보여주기를 원하는 야한 영화 대신 철저히 ‘망가지는’ 코미디 물을 택했다.


홍콩 왕조현 떠올리게 한 귀신 '향이'

개봉 전엔 ‘전라 목욕신’ 촬영으로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지만, 심의를 앞두고 대부분 잘라냈다. “원래는 가슴 부분이 클로즈업 되는 등 야한 장면이 있었는데 삭제됐어요. 고생하며 찍어 좀 아쉬운 면도 있지만 관객들에게 털털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데는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극 중 어여쁜 귀신 ‘향이’로 등장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홍콩 영화 ‘천년유혼’의 왕조현이 떠오른다. “외모만 보면 갖은 예쁜 척을 다하는 귀신이에요. 근데 입만 열면 사투리와 욕을 쏟아내죠. 내숭 떨지 않는 솔직한 성격이 마음에 들어요.”

톡 까진 알밤 같은 이마, 커다란 눈망울, 도톰한 입술 등 ‘요정’ 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그녀는 실제 이런 깜찍한 외모와는 상관 없는 와일드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오빠와 남동생 사이의 외동딸로 딱지 치고 구슬 치며 자란 덕일 게다. 꾸미고 치장하는 것과도 거리가 멀다.

촬영이 없는 날엔 청바지에 모자 하나면 외출 준비 끝. 지난 4년 휴식기간 동안 메이크업 한 날은 자신 있게 손에 꼽을 정도다. “딱 두 번”이라고.

부산 토박이인 그녀는 95년 부산방송(PSB)에서 공채로 발탁돼 ‘살짝’ 발을 디밀었다가 서울 입성에 성공한 ‘신데렐라’. 부산방송 개국특집 드라마 ‘해풍’의 주인공을 맡아 가능성을 보인 후 98년 연예계를 떠날 때까지 밀려드는 방송 요청에 숨 돌릴 틈이 없었다.

발랄한 신세대 스타로 드라마 는 물론 쇼 프로그램 MC 로도 맹활약했다.

열 아홉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팬들의 ‘과잉’ 관심이 부담이 됐던 걸까. 그녀는 한동안 브라운관을 도망치듯 떠나 멀리 멀리 은둔한 듯 보였다.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능력보다 사람들의 기대는 자꾸 커지고, 꾸며진 이미지에 끌려 다니는 생활에 지쳐 갔어요. 이건 아니다 싶었죠. ‘인형’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오랜 휴식을 하면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다 보니, 각양각색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다 진솔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아침이면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 동네를 도는 야채 장수의 모습까지. 그렇게 일상의 소소한 풍경 하나하나가 신기하게 다가오기 시작할 무렵, 연기에 대한 의욕도 새록새록 솟아났다.

그래서 진재영은 ‘배우’란 이름을 다시 얻은 것을 더없이 소중하게 받아들인다. “긴 휴식 끝에 나온 연기자가 가진 게 ‘독’ 밖에 더 있겠느냐”는 게 그녀의 솔직한 고백이다.


"연기는 날 행복하게 해줘요"

“배우가 안 되었으면 어찌 살았을까” 싶을 만큼 일에 푹 빠진 그녀. 그렇게 말하는 진재영은 신뢰가 가는 배우다.

무거운 칼을 들고 무술 연습을 하느라 다음날 머리도 감기 어려운 근육통에 시달리고, 남자들도 버거운 와이어 액션 촬영을 하면서 온 몸에 멍이 들어도 “연기를 하게 된 요즘이 너무 행복하고 설렌다”는 그녀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언제쯤이면 가녀리고 아리따운 용모에서 그녀의 바람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여인의 아픔’을 쏟아낼 수 있을까.


● 프로필

생년월일: 1977년 1월 15일 키: 167cm 몸무게: 44kg 취미: 수영, 스킨스쿠버 혈액형 : B형 가족사항: 1남 1녀 중 둘째 학력: 한독여자실업고등학교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3-12-05 10:59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