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것 없는 맛 "입에 척척 들러 붙어요"

[맛이 있는 집] 방이동 <참숯 양철통> 양·대창구이 전문점
버릴 것 없는 맛 "입에 척척 들러 붙어요"

소의 양깃머리 맛은 아삭아삭 씹히는 감촉과 입 속으로 감칠 맛나게 스며드는 양념 맛이 좌우한다. 또 대창구이는 대창 안에 들어있는 곱의 풍만함과 그 속에 배어있는 진득하면서도 고소한 맛에서 우위가 판별된다. 서울에서 양ㆍ대창구이로 소문난 음식점들을 돌며 맛을 보면 이 두 가지 점에서 분명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서울 강동지역에서 새로운 대형 음식가(街)로 각광 받고있는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양ㆍ대창구이 전문점 ‘참숯 양철통’은 일단 이 두 가지 판별 기준에서 맛의 상위그룹과 비교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 고화력에다 살균력이 뛰어난 참숯으로 달궈진 100% 동(銅) 석쇄 판에 올려놓고 먹는 대창구이는 대창의 굵기나 곱의 넉넉함에 있어 이미 소문난 집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양구이의 별미는 육질을 살리는 담백한 양념 맛에 있다. 아삭아삭한 육질을 살려주는 담백하고 새콤달콤한 간장 맛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설탕 대신 꿀과 파인애플, 사과, 배 등 과일원료로 숙성된 간장양념의 뒷맛은 살살 녹듯 혀끝을 자연스럽게 감싼다.

맛 뿐 만이 아니라 양(量)과 가격도 만족스럽다. 대다수 음식점에서 1인분이 180~200g 인 반면 이 곳은 230g 이상. 가격은 1인분 1만9,000원. 푸짐함에 있어 미식가의 마음을 한층 푸근하게 만든다.

양ㆍ대창구이 집에 무슨 밑반찬이 있을까 생각하지만 ‘양철통’은 천만의 말씀이다. 주방장이 오랫동안 한정식 집 요리사로 근무했기 때문인지 불판 옆으로 비집고 놓여지는 밑반찬들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한 상 가득한 진수성찬이 한정식 상을 방불케 한다. 천엽과 등골이 서비스로 나오는가 하면, 훈제 연어살 말이와 평양식 보쌈 김치, 사과튀김, 신선한 샐러드 등 밑반찬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다.

여기서 밑반찬이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된장과 밥을 주문하면 기다렸다는 듯 내오는 함경도식 가자미 식혜는 ‘양철통’의 특미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풍성한 ‘밑반찬 한상’은 주인 김범철씨가 “손님들의 젓가락이 가지 않는, 가짓수만 채우는 밑반찬은 아예 만들지도 말라”는 특명을 내린 까닭.

단품식으로는 된장누룽지가 단연 입맛을 당긴다. 오랜 시간 직접 가마솥에 눌린 누룽지 숭늉은 수입 누룽지로 끓인 것과는 색깔에서부터 맛까지 비교가 안 된다. 얼큰하면서 담백한 점심특선 곱창전골은 3명이 1인당 5,000원 정도만 부담하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선. 수삼과 대추, 잣 등을 넣어 끌인 한방 갈비탕은 겨울철 최고 인기 단품으로 꼽힌다.

‘양철통’은 대개의 허름한 고깃집 분위기와는 달리, 푸른 형광 조명이 돋보이는 카페풍 인테리어로 분위기를 살린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만 하다. 2층에 는 100명 정도가 들어갈 대형 온돌방이 마련돼 있어 회식에도 안성맞춤. 갈비와 등심 등 에 식상한 양ㆍ대창구이 마니아들에게는 또 하나의 명소로 손색이 없다.


▲ 메뉴 구이류 특양구이 1만9,000원(230g), 대창구이 1만8,000원, 꽃등심 2만7,000원, 양념갈비 1만9,000원, 생갈비 2만3,000원. 점심특선 곱창전골 1만2,000원 (3인분), 찜갈비 8,000원, 된장누룽지 3,000원, 갈비탕 5,000원


▲ 찾아가는길 올림픽 공원 남2문 입구에서 건너편 방이동 방향으로 구 동부자동차 검사소 골목 150m 정도 들어간 길 좌측에 있다.

장학만기자


입력시간 : 2003-12-18 16:05


장학만기자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