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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즐겁다] 화성 제부도
한 해를 접는 의미있는 시간, 동화의 섬으로 떠나자



△ 제부도의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는 매바위.



벌써 12월도 저물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2003년과도 영원히 헤어져야 한다. 한 해를 일개미처럼 아무리 열심히 살았다 해도 아쉬움이 남는 건 인지상정 이리라. 이런 시절엔 일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제격이 아닐까.

서해의 작은 섬에서 붉은 해가 함지(咸池)로 잠기는 장엄한 광경을 감상하며 일 년의 아쉬움을 달래보자.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 일어나는 섬



서울서 그리 멀지 않은 경기도 화성의 제부도(濟扶島)는 수도권에서 수월하게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섬 중의 하나로 인기가 높다. 이 섬은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면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데, 갯벌의 가장 높은 둔덕을 따라 콘크리트를 깔아 놓았기 때문에 차량도 자유롭게 섬을 드나들 수 있다.

바로 옆에서 바닷물이 찰랑거리는 4km의 도로를 따르다 보면 마치 ‘동화의 섬’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제부도는 눈을 놀라게 하는 절경지가 있는 섬은 아니지만 이렇듯 콘크리트길을 따라 들어갈 수 있는 섬이라는 색다름 때문에 주말이 되면 늘 수많은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섬으로 들어간다.

면적이 0.98㎢, 둘레가 고작 8km로 서해의 자그마한 섬인 제부도는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섬 서쪽의 횟집촌은 황금빛으로 빛나는 갯벌과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노을에 물든 넓은 갯벌을 바라보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맛에 반한 이들이 즐겨 찾는다.

역시 노을 전망이 좋은 남서쪽 끄트머리에 우뚝 솟아 있는 매바위는 제부도의 명물로 사랑받고 있다. 20년쯤 전까지만 해도 바위에 매가 살았다고 하는 이 바위는 세 개로 이루어져있다. 큰 것은 신랑바위, 작은 것은 각시바위, 그리고 그 앞의 바위는 하인바위라 불린다. 만조 때에는 물에 잠기지만 물이 빠지면 갯벌을 걸어 들어가 매바위 아래까지 갈 수 있다.

제부도에서의 즐거움 중 하나는 매바위 근처의 갯벌 아래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굴을 따먹는 것이다. 썰물 때가 되면 매바위 주변과 해수욕장 오른쪽 해안에선 굴을 따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굴은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채취할 수 있는데, 한겨울 굴맛이 최고로 좋다고 한다. 운이 좋으면 바지락이나 게, 낙지 등 여느 갯것을 잡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섬에서 묵을 게 아니라면 바닷길이 열리는 시각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올 12월 21일(일)은 04:04부터 12:49까지, 그리고 17:43부터 01:42까지 두 번 열린다. 정오 전에 섬에 들어가 노을을 감상한 뒤 저녁식사 후 느긋하게 나오면 된다. 갯벌에서 굴을 따거나 바지락 등을 잡으려면 오전 일찍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두어 시간이라도 갯벌서 노닐 수 있다.

바닷길이 열리는 시각은 화성시 홈페이지(www.hscity.net)를 참조하거나 서신면사무소(031-369-2771-7)에 문의하면 자세히 알 수 있다.


화성팔경에 속하는 궁평낙조



△ 매바위 근처의 갯벌에서 굴을 캐는 사람들. 헌옷가지와 운동화. 장갑등을 준비하면 좀 더 재미있게 갯벌을 체험할 수 있다.

제부도에서 8km쯤 떨어진 화성반도의 궁평리 백사장(길이 2km, 폭 50m)도 화성이 자랑하는 낙조 감상지다. 제부도 바닷길 시각을 맞추지 못했거나 들어가는 길이 복잡할 때 우회해 들르면 좋지만, 궁평리 자체만을 목적해도 괜찮다.

수령이 100년 된 해송 5,000여 그루와 어우러진 일몰을 ‘궁평낙조’라 하여 화성8경에 꼽고 있다. 궁평리 선착장 부근에선 어민들이 금방 잡아온 바닷고기를 썰어 내놓는 싱싱한 횟감이 즐비하다.

궁평낙조를 감상하기 전에 오래된 전통가옥을 살피는 재미는 궁평리만의 자랑. 정용채가옥(중요민속자료 제124호)은 서쪽에 낮은 산줄기를 등에 지고 동쪽을 향하여 배치되어 있다. 회룡고조형으로 소조산을 바라보는 위치에 자리잡아 길하다는 평을 듣는 이 가옥은 집에서 바라본 안산이 노적가리를 닮은 산이라 하여 여러 대에 거쳐 부귀를 누릴 명당이라 한다.

솟을대문의 상량대 묵서명(墨書銘)에서 1887년 문을 세웠음을 알 수 있는데, 안채는 대문보다 50년쯤 앞선 기법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 집이 19세기 초에 처음 지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밖에서 보면 집이 그리 크게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50간이 넘는 대저택이다.

안채 사랑채 바깥채 안행랑채 대문간채까지 모두 잘 보존되어 있다. 하지만 주인은 외지로 나가고 지금은 빈 채로 남아있어 집안 전체가 썰렁한 편이다.

또 정용채가옥 바로 앞집의 정용래 가옥(중요민속자료 제125호)도 눈길을 끈다. 정용채가옥과는 달리 초가로 지붕을 얹은 이 집은 19세기 말엽에 지어진 것이라 한다. 안채와 사랑채로 소박하게 이루어져 있고 사람이 살고 있다.


▲ 숙식 제부도엔 취사도구가 갖추어진 콘도형 민박 등 50여개의 민박집과 전망 좋고 깨끗한 모텔 같은 숙박시설이 잘 되어 있다. 선창가 횟집거리엔 회를 파는 식당들이 많이 늘어서 있어 요기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 화성시 홈페이지에서 제부도(http://jebumose.invil.org)를 클릭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교통 서해안고속도로→비봉 나들목→306번 지방도→16km→송산면 소재지→309번 지방도→서신면 소재지. 여기서 우회전해 4km 가면 제부도 입구가 나오고, 계속 309번 지방도를 타고 6km쯤 가면 궁평리가 나온다.

입력시간 : 2003-12-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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