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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 훤하게 삽시다] 황제 다이어트


우리 아버님이 황제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이 3개월 전이다. 친구 한 분께서 신통한 효과를 보았다는 말씀에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밥과 국수는 물론이고 좋아하시던 과자와 빵도 모두 끊고, 계란과 고기, 햄을 드시기 시작한지 1개월 만에 40인치가 넘던 허리둘레가 4인치나 줄어들고 체중도 8㎏이나 줄어들었다.

당신께서 신봉자가 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황제 다이어트를 설파하시다가 갑자기 그만두신 것은 지극히 정상이던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 180mmHg가 넘어섰기 때문이다. 당신의 평상시 혈압이 120mmHg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급격한 혈압 상승에 식구들도 같이 놀랐다.

황제 다이어트를 그만두고 정상적인 식사를 시작한 후 혈압은 예전과 같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황제 다이어트 때문에 갑자기 혈압이 올라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황제다이어트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 가가 제대로 연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아버님께서 다이어트에 조심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모 재벌 그룹의 회장이 체중조절에 성공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황제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즉 곡기의 섭취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단백질과 지방을 양껏 먹도록 하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애트킨스 박사가 1972년 ‘애트킨스 박사의 다이어트 혁명’이란 저서를 통해 처음 주장한 황제 다이어트는 육류와 기름기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기존 의료계의 주장과는 확연하게 다른 주장으로 지금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어오고 있다.

황제 다이어트라는 이름은 아마도 고기 값이 만만치 않은 우리나라에서 육류만 먹고 해야 하는 다이어트이다 보니 붙여진 이름이며 실제로는 로버트 애트킨스 박사의 이름을 딴 애트킨스 다이어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황제 다이어트에서는 쌀, 보리, 밀가루 음식인 빵과 국수, 과일, 감자와 고구마 등을 가능한 먹지 않고 대신 고기, 계란, 햄과 치즈, 버터는 양껏 먹도록 한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인체에서는 인슐린이 분비되는 데 인슐린은 체지방을 저장하는 호르몬이다. 탄수화물을 먹지 않게 되면 인슐린이 나오지 않아서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과 체지방이 분해되어 살이 빠진다는 것이 애트킨스 다이어트의 원리이다.

글리코겐과 체지방이 분해되면 혈액에 케톤이 쌓이게 되는데 이는 피로물질이면서 독성물질이기 때문에 신장은 케톤을 배설시키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물을 소변으로 배설시키게 된다. 애트킨스 다이어트시 초기에 체중감량이 많은 것은 인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체수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장박동을 유지하는 전해질인 칼슘과 칼륨도 소변으로 배설되어 심장 리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육류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을 많이 먹게 되면서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증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애트킨스 다이어트의 부작용으로 생각되는 관상동맥질환과 부정맥 등이 보고되면서 미국의 영양학자들은 애트킨스 다이어트가 심장질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유수 의학잡지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는 그간의 궁금증을 풀어줄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일반적으로 비만치료에서 권유되는 저지방저칼로리 다이어트와 애트킨스 다이어트가 체중조절에 어떤 영향을 주는 가를 임상시험한 연구이다. 애트킨스 다이어트, 즉 황제 다이어트는 첫 6개월 동안은 전통적인 식이요법보다 훨씬 빨리 체중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년이 경과 시점에서는 두 식이요법이 체중감소효과에 차이가 없었다. 고기와 계란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훨씬 체중조절이 쉽다고 애트킨스 다이어트 옹호론자들이 주장하지만 실제로 애트킨스 다이어트도 일반적인 체중감량 다이어트만큼 어렵기는 마찬가지로 중도하차한 환자의 수가 다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양껏 먹을 수 있으니 좋을지 몰라도 육류만을 수주 수개월 먹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제 다이어트의 작용이 기존의 식이요법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으니 결국은 부작용이 문제이다. 부작용이 크다면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고, 없거나 적다면 사용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애트킨스 다이어트가 장기적으로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알려진 바 없다.

의료계 일부에서 고콜레스테롤, 고포화지방 식품을 장기적으로 먹게 되면 심장병이나 암의 위험을 높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또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고인 야채와 채소를 먹지 않음으로 해서 또 다른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 근거가 제시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정리玖?애트킨스 다이어트는 기존의 식이요법보다 더 빨리 체중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감량 효과는 일반적인 다이어트 식이요법과 같고, 아직은 장기적으로 심장병이나 암, 골다공증에 대해 안전한가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는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옹호되어왔던 체중조절의 황금률을 따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골고루, 조금씩,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고 그리고 운동하라.



박현아 가정의학과


입력시간 : 2003-12-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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