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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탐구] 박은혜

<대장금>으로 유명세, "아줌마들이 너무 예뻐해요"
미소 뒤에 헝그리 정신으로 똘똘, 데뷔 초 '한국의 왕조현' 소리도








식당 아줌마들한테 인기란다. MBC 사극 <대장금>에서 장금(이영애)의 죽마고우인 ‘연생’을 연기하고 있는 박은혜. 세트장 근처 어느 식당을 찾아도 착한 연생이가 왔다며 공짜로 식사들을 챙겨준단다. 선한 역할이 좋기는 좋은가 보다.

영화와 드라마, CF에서 꽤 많은 활동을 했지만 주목받지 못하다가 <대장금>으로 하루 아침에 유명세를 얻은 박은혜, 그는 지금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다.


광고기획자의 꿈 접고 연기자로



‘화사한 미소 속에 헝그리 정신이 숨어있다’고 하면 기분 나빠할까?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보조개 핀 발그레한 뺨으로 함박웃음을 지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지만 조금만 가까이 그를 들여다보면 무언가에 상처 받은 듯한 그늘짐이 느껴진다. 본인 말로는 그간 알게 모르게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하는데 연기자에게 인기의 높낮이가 얼마나 절실한 부분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데뷔 2년 미만에 영화 <짱>, <찍히면 죽는다> 등에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그가 나왔는지 조차 가물가물하다. 해외 스타 여명과 출연해 화제가 됐던 <천사몽>도 흥행에 실패해 슬럼프 아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그 뒤로는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 그야말로 분주히 달렸다. 결코 유약하지 않은 그 만의 헝그리 정신으로.

원래 꿈은 광고기획자였다. 대학에서도 광고창작을 전공했는데 어느 날 친구와 우연히 방문한 잡지사에서 기자의 권유로 어설프게 모델을 하게 된 것이 연예계에 발을 딛은 계기가 됐다. 처음엔 사생활이 자유롭지 않은 연예인이 된다는 것에 걱정과 우려도 있었지만 가족들을 비롯한 친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대학 때도 전 기획을 하고 싶은데 선배들은 모델만 시키더라고요. 어딜 가도 광고기획 분야보다는 모델쪽이 훨씬 더 어울린다고 하고…. 심각한 고민 끝에 진로를 바꿨죠. 후회는 없어요. 제 연기력이 부족한 것이 화날 뿐이죠.”

데뷔 초반에는 ‘한국의 왕조현’이라고 주변에서 부추겨 댔다. 홍콩 스타 왕조현의 국내 팬클럽과 박은혜 팬클럽 사이에 실랑이가 오고 갈 정도로 왕조현을 닮은 외모는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가끔 잡지 화보에 찍힌 사진을 보면 너무 닮아서 자기도 깜짝 깜짝 놀란다고.

일일연속극 <매일 그대와>에서 주인공 정선경의 얄미운 시누이 역할을 할 때만해도 제 옷이 아닌 옷을 입고 있는 듯했다. 그러던 차 <대장금> 제작진의 러브콜은 잔뜩 움추려 있던 그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 사극 첫 출연이라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하늘같은 선배 연기자들과 출중한 연출가를 믿고 단박에 출연을 결정했다.



기회는 기회였나 보다. 장금의 죽마고우이자 수라간 나인인 연생 역은 털털하고 어리숙하지만 귀염성 있는 캐릭터로 남녀노소를 불문한 사랑을 이끌어냈다. 영로(이잎새)와의 싸움에서 매번 당하지만 착한 심성 덕분에 ‘며느리 삼고 싶은 연기자’로 대중들 사이에 떠오르며 특히 중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끝까지 장금이 곁 지키는 의리파



“조만간 신분 상승을 해요. 임금이 사신한테 선물 받은 개한테 밥을 주다가 임금 눈에 띄어 승은을 입죠.(웃음)” 허나, 빼어난 자색으로 특별상궁에서 훗날 후궁에 이르지만 점차 임금의 관심에서 벗어나 눈물과 한숨으로 독수공방의 나날을 보낸단다. 드라마 후반 즈음엔 장금이가 인생이 걸린 문제에 당면할 때 결정적인 도움을 줘 끝까지 장금 곁을 지킨다고.

실제로도 연인보다 친구를 더 좋아한다. 아직 불 같은 연애를 경험하지 못해서 인지 오래 알고 지낸 몇몇의 친구들과 수다떨 때가 가장 즐겁다. 딸만 셋인 가정 환경도 한 몫 한다. 딸 부잣집의 셋째 딸로 어릴 적壙?언니들과 소꿉장난하며 놀던 기질이 지금껏 남아있다.

“남자들이 꼭 의리, 의리 하는데 여자들 의리도 무시할 수 없어요. 그래서 연생이 역에 더 애정이 가요.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항상 장금이와의 우정을 지키죠. 멋지지 않나요?”

얼굴에 동서양 미인의 특성이 공존하듯 생활습관도 신세대와 구세대 취향을 고루 갖췄다. 손가락이 안 보일 정도로 빠르게 문자 메시지 보내는 것을 즐기는 한편, 나이트나 노래방은 질색이다. 대신 스노우 보드는 수준급으로 타는데 이번 겨울은 유난히 바빠 아직 스키장 한번 가보지 못했다고.

2003년이 잊을 수 없는 해이니 만큼 2004년 역시 그에게는 짐짓 기대되는 해이다.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장금>은 내년 초까지 계속 갈 예정이고, CF와 드라마 영화 출연 요청도 조심스레 들어오고 있다. 허나, 나름의 시행착오와 실패, 그로 인한 가슴앓이를 겪었기에 섣부른 결정은 내리지 않을 생각이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쉼없는 연습으로 해가 갈수록 발전된 박은혜를 보여주고 싶다. “가수가 노래로 인정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듯 연기로 인정 받는 진정한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지금의 유명세가 좋기는 하지만 반짝스타는 싫거든요.”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연기자의 책무라고 강조하는 박은혜. 그는 한 땀 한 땀 ‘연기의 천의무봉’을 만들며 ‘롱런배우 박은혜’로 시나브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글 김미영 자유기고가 kimkija7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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