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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타운] 실미도
냉전의 추억… 북파 공작대
60년대 실미도 사건의 재현, 역사로 남은 목숨 건 절규






암울한 정치적 상황에 희생당한 인물들은 근대 한국사에서 수없이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80년대 민주화 투쟁이 공식적으로 종결이 된 후 민주화운동의 핵심인물이 권력의 중심부로 이동하기 시작한 이후 이런 정치적 희생양들의 이야기가 대중매체에서 재현되고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90년대 이후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가장 큰 변화중의 하나는 공개적으로 희생자들을 화면으로 복원해 내는 작업이 아니었나 싶다. 한시적으로나마 ‘뉴코리안 시네마’라는 명칭 아래 새롭게 그룹지워진 박광수와 장선우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 <꽃잎>은 그런 움직임의 대표적 영화들이었다.

그보다 더 대중적으로 성공한 경우는 송지나 각본의 텔레비전 특집극, <모래시계>였지만 영화나 방송 모두에서 이런 모든 흐름은 80년이 지나간 후에 '과거'로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앞서 언급한 작품들의 성공은 70, 80년대를 다루는 역사적 고찰 혹은 고증이 90년대 이후 하나의 문화적 현상과 더불어 대중적 마케팅의 일환이 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90년대 후반에 등장한 일련의 강한 ‘향수’(nostalgia)가 주된 목적인 영화들, 이를테면 <품행제로>, <해적 디스코 왕 되다>, <쇼쇼쇼>, <챔피언>, <친구>, <몽정기> 등은 재현하고 있는 시대적 배경은 유사하지만 정치적 상황과 그에 따른 억압과 희생보다는 평범한 일상의 풍경이다. 올해 한국 영화 중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 <살인의 추억>도 이런 과거 돌아보기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과거 돌아보기’가 하나의 흐름이라면 여기서 돌아보는 과거가 어떤 과거인가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돌아보는가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품행제로>나 <해적 디스코 왕 되다>는 코미디라는 방식을 택했었고, <살인의 추억>은 형사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휴먼드라마라고? 블록버스터 남성영화지요.



684 북파부대에 관한 영화 <실미도>는 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1968년~1971년을 다루고 있다. 홍보자료에 이 영화의 장르는 휴먼드라마로 소개되어 있지만, 휴먼드라마보다는 순제작비 82억원을 감안할 때 블록버스터가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이점은 <실미도>의 흥행이 성공할 경우, 이 영화의 주제와 내용에 대한 담론의 형성도 중요하겠지만, <쉬리> 이후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성공 여부에 대한 또 하나의 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미도>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사건의 경위에 대해 모두 알고 있지만, 영화의 전개는 흥미진진하게 새롭다는 점이다. 강인찬(설경구)이 북으로 넘어간 아버지 때문에 연좌제에 걸려 뒷골목 깡패로 살 수 밖에 없었고, 684부대의 사명에 개인적인 감정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 사연과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애정 등은 사사로운 감정조차 배제되었던 혹독한 훈련과정에서 인간적인 감동을 제공해주는 부분들이다.

또한 강인찬과 경쟁을 하다 절친한 관계를 맺게 되는 한상필(정재영), 그리고 이들의 경쟁 관계와 유사한 조중사(허준호)와 박중사(이정헌)의 충돌 등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의 결말에 다다르기까지 적절한 갈등요소와 사건들을 부여해준다.

훈련장면과 마지막 684부대의 탈출과 도주에서 발생하는 대결은 전쟁액션 영화를 방불케 하지만, 영화의 대부분이 실미도에 건설된 부대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주요 인물에 대한 탐구와 부대의 생활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사형선고를 받은 범죄자라는 과거를 제외하면 이 부대의 생활상은 일반 군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실미도>는 군대 경험이 있고 억압된 시대를 지낸 30대 중반 이후의 한국 남성 관객이 가장 잘 동일시를 할 수 있는 순도 100%의 ‘남성 영화’다.

2년 전 <친구>라는 전형적인 남성영화의 성공은 조? 액션, 코미디의 다양한 장르적 결합과 더불어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자금을 동원한 영화들을 생산해내게 했다.

올해 개봉된 <청풍명월>이나 <내츄럴시티>도 멜로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클라이맥스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소는 ‘남성들의 동지애’였다. <실미도>는 바로 전쟁과 같은 생사 갈림길의 상황 속에서 우정과 동지애를 확인하며 남성성을 확인하고 공고히 하는 일련의 남성영화에 속한다.

그런데 한가지 최근 남성영화(<청풍명월>, <내츄럴 시티>, 그리고 <실미도>)의 공통점은 모두 우정의 완성과 지속에 따른 행복한 결말이 아니라 동지애의 완성이 모두 죽음과 결부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절대적 남성, 군인으로 대변될 수 있는 가장 이상적 남성성, 충성심과 의리로 뭉친 동지애 등과 같은 남성적 가치는 완성과 동시에 화려한 전투에서 황홀한 죽음으로 끝이 난다. 이런 남성성에 대한 향수 혹은 동경은 죽음으로서만 완성될 수 있다는 듯이.


블록버스터로서 <실미도>의 평가



<실미도>가 블록버스터인데 남성영화라는 점은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들도 자주 아드레날린 분비를 자극하는 남성영화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다지 새롭다고 보긴 어렵다. <친구>가 증명했듯이 어떤 남성영화는 관객의 성별을 따지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다.

<실미도>가 블록버스터로서 특이한 점은 역사적으로 잊혀진 억울한 죽음에 대한 복원이고 특정한 시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리얼리즘에 해당하는 주제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액션영화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멜로적 요소가 많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미도>에서 제작비가 많이 투여된 수중침투장면과 겨울훈련장면(합해서 11억)이나 부산법정세트, 대방동세트, 실미도 훈련장 세트(30여억원)는 영화의 주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좀더 ‘볼거리’에 충실한 화면을 위한 투자라고 보여진다.

그렇기 때문에 <실미도>는 30년 전 역사와 정치에 대한 고발 혹은 비판이라는 이데올로기적 기능과 더불어 방대한 제작과정과 남성성의 전시로서의 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수익성 계산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충돌하고 있다.

지금 현재 상황이 ‘파시스트 권력에 대한 비판’이 엄청난 흡인력을 불러일으킬 것 같지도 않고, 70년대 초반의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특별하게 중요하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실미도>는 절대적 남성성의 분출이 얼마나 흡인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가 흥행의 관건이라고 보여진다.

한가지 다행스러울 수 있는 점은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을 제외하곤 당분간 별다른 적수가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시네마 단신
  






<화산고> MTV 통해 美 전역에 방송





김태균 감독의 <화산고>가 미국 전국 방송망을 탔다.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과 교사들의 무협액션을 그린 이 영화는 < Volcano High >라는 제목으로 12월21일 오후 9시(동부 기준) 미국 MTV를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됐다. 2001년 국내에 개봉한 이 영화의 미니멈 개런티는 16만5,000달러이고, 시네마서비스는 추가 수익의 일부를 받게 된다.


<슈퍼스타 감사용> 캐스팅 완료



1982년 프로야구 원년의 꼴찌팀 삼미슈퍼스타즈의 패전처리 전문투수 감사용을 다룬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캐스팅이 완료됐다. 주인공 감사용 역에는 이범수, 감사용의 연인 역에는 신인여배우 윤진서가 맡게 됐다. 또 한명의 눈길을 끄는 캐스팅은 개그맨 이혁재. 이혁재는 감사용 역의 이범수와 공을 주고 받는 삼미슈퍼스타즈의 포수로 등장,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할 예정이다. 내년 1월 크랭크인, 여름에 개봉할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3-12-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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