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양성의 아름다움


■ 작가 : 로버트 메이플소프 (Robert Mapplethorpe)
■ 제목 : 누드 (Nude)
■ 종류 : 젤라틴 실버 프린트
■ 크기 : 51cm x 41cm
■ 제작 : 1981년
■ 소장 : 뉴욕 로버트 밀러 갤러리
(Robert Miller Gallery, New York City)

유명 예술가가 되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다. 하나는 그들의 작품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세인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 이름이 알려지는 경우이며 또 다른 하나는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논제를 다루어 악명 높은 예술가로 자리 매김 하는 경우이다.

현대미술에서는 동성애, 인종문제, 여성성 등 작품의 주제로 다루기 어려웠던 민감하고 예민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대범한 시도들이 이루어졌다. 이는 포스트 모던 사회의 폭발하는 정보의 홍수와 다원화된 문화를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 온 현대인들의 삶 속에 어쩌면 필연적인 요구이자 운명적 변화였을지도 모른다.

보수적인 정서가 짙게 드리워진 1970년대 미국에서는 동성애와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극대화했고, 예술의 영역에서도 문화와 인간 사고를 훼손 시킬 수 있는 주제를 지녔다고 판단되는 작품들은 엄격한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다.

당시 그러한 권위적인 정치 구조 아래에서 자신의 남다른 인생과 예술을 용기 있게 펼쳐보인 작가 중의 하나가 바로 로버트 메이플소프이다. 그 자신이 게이로 살아가며 타인과 다른 성에 대한 인식과 경험, 그로 인해 받아야 했던 편견과 질책의 시선에 저항하는 꿈틀거리는 열정을 모두 그의 작품 안에 표출하였다.

그의 작품에서는 때로 자학성과 가학성 모두를 포함하는 인간 본능의 감각적 파장이 느껴진다. 작품 ‘누드’에서 메이플소트가 해석하는 여성 육체의 아름다움은 여성이 느낄 수 있는 남성의 매력까지 흡수하여 묘한 양성적 아름다움으로 빛나고 있다. 메이플소트는 에이즈로 자신의 열정어린 인생을 포기하면서도 자연의 법칙을 위반하여 얻어내는 쾌락의 본질을 영원히 떠날 수 없었던 것이다.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12-24 17:50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