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John Wick) ★★★ 온갖 무기와 전신 육체 동원… 춤을 추는 듯한 '살육의 액션'리브스 "족히 70명은 죽였죠"… 히트할 땐 속편 나올 가능성도

유혈폭력이 난무하고 액션이 닳아 오른 프라이팬 위에서 콩 튀듯 하는 킬러영화다. 마치 살아 있는 그래픽 노블이나 비디오 게임 또는 만화를 보는 것 같다. 눈알이 돌아가는 스타일 좋고 잔인한 액션 속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악인들이 죽어 다소 터무니가 없지만 액션 팬들에겐 그야 말로 연말 선물 같은 영화다.

요즘 많이 나오는 은퇴한 킬러가 어쩔 수 없이 다시 총칼을 집어 드는 얘기로 키아누 리브스(50세라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젊어 보인다)가 착 가라 앉은 연기를 한다. 그는 온갖 무기와 육신의 모든 부분을 동원해 마치 춤을 추듯이 아름다운 동작으로 사람을 죽인다.

지하세계에서 가장 두려운 킬러인 존 윅(리브스)은 헬렌(브리젯 모내핸)을 사랑해 살인청부업에서 손을 씻고 헬렌과 결혼해 조용한 삶을 즐긴다. 그러나 헬렌이 병으로 죽고 존은 헬렌이 죽기 전에 자기에게 보낸 선물인 애견과 단 둘이 고독과 슬픔을 달랜다.

그런데 브루클린을 말아먹는 러시안 마피아(요즘 액션영화의 나쁜 놈들은 다 러시안이다) 두목 비고(미카엘 니크비스트)의 철딱서니 없는 아들 이오세프(알피 알렌)가 두 명의 졸개와 함께 존의 스포츠카를 탈취하고 애견을 죽이면서 존은 이를 갈면서 복수에 나선다.

영화에서 액션 외에 볼 만한 것은 약간 환상적일 정도로 이색적인 범죄세계의 모습. 존은 킬러들만 묵는 호텔에 짐을 풀고 살인에 나서는데 이 호텔과 함께 킬러전문의 나이트클럽을 디자인한 세트가 스타일 좋다. 그리고 윈스턴(이안 맥셰인)이 일종의 대부로 군림하는 이 킬러들의 세계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어 이를 어기면 가차없는 보복이 따른다.

존이 이오세프를 죽이려고 집요하게 그를 추적하면서 러시안 마피아들이 수 없이 황천으로 가는데 비고는 섹시한 여자킬러 퍼킨스(아드리앤 팔렉키)를 비롯해 수십명의 졸개들을 풀어 존을 처치하려고 하나 상대가 안 된다. 존이 죽인 사체들은 사체처리업자가 말끔히 청소해준다.

간단한 내용의 영화로 영화의 후반부는 완전히 살육의 액션으로 이어진다. 무기와 인체를 총동원한 유혈의 발레이자 치명적으로 날렵한 쿵후액션 그리고 스턴트가 장관이다. 윌렘 다포가 존의 옛 동지 킬러로 나온다. 이 것이 히트하면 속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기자가 얼마 전에 리브스를 만나 "영화를 보면서 사체를 세기 시작하다 포기했는데 도대체 몇 명이나 죽였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70여명은 족히 된다." 데이빗 레이치 감독. 96분. 국내 개봉은 미정이다.



박흥진 미주 한국일보 편집위원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