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과 패션의 만남데미안 허스트, 리바이스와 공동작업 등 세계적 아티스트와 합작 대세

“항상 즐겨 입을 수 있는 예술을 창조하고 싶어요.”

yBa(young British artists)를 이끌며 엽기적 성향으로 미술계의 경악과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는 영국 출신 설치미술가 ‘데미안허스트(Damian Hirst)’가 패션과 만났다.

데미안허스트는 ‘죽음 씨(Mr.Death)’, ‘악마의 자식(devil child)’, ‘무서운 아이(enfant terrible)’, ‘컬트 조각가’, ‘잔혹한 현대작가’ 등 다양한 수식어를 동반한다.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전세계 미술계를 충격에 빠뜨리는 그가 패션 문화의 아이콘이자 발상의 전환의 대명사인 ‘리바이스 501?’과 손을 잡은 것이다. 평소 리바이스 501?의 마니아로도 잘 알려져 있는 데미안허스트는 이번 작업을 통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Damian Hirst X Levi’s 라인’을 출시, 또 한번 그의 천재적인 아트 워크를 선보인다.

Damian Hirst X Levi’s 라인 컬렉션은 해골, 점, 나비로 구성된 3가지 메인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블랙과 블루톤이 염색된 듯한 리바이스 501? 진과 함께 락을 모티브로 디자인 된 화이트, 블랙, 딥 퍼플 톤의 허스트를 대표하는 이미지 해골, 점, 나비 프린트 티셔츠가 주요 아이템이다. 이와 더불어 해골 그래픽과 함께 흑백으로 처리된 허스트의 자화상이 그려진 티셔츠와 와일드한 스타일의 데님, 가죽 자켓도 선보인다.

특별히 여성용으로는 그의 독보적인 스핀 페인팅 기법을 사용해 원초적인 컬러에 몽환적인 환각을 불러 일으키는 그래픽이 돋보이는 티셔츠, 후드, 자켓, 슬림 진 등을 소개한다.

‘항상 즐겨 입을 수 있는 예술’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리바이스 컬렉션을 준비한 데미안허스트는 “패션 브랜드와의 특별한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나의 작품을 직접 소유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나는 매우 쾌감을 느낀다”며 “리바이스와의 이번 작업은 나에게 굉장한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바이스 브랜드 디자이너인 아드리안 니먼(Adrian Nyman)은 이번 컬렉션과 관련해 “허스트와의 긴밀한 작업을 통해 가장 트렌디한 데님 컬렉터들에게 허스트의 천재적인 예술성이 돋보이는 진과 탑을 소개한다”면서 “끊임 없는 혁신과 창조성의 상징인 리바이스의 이번 라인을 소유한 순간 진정한 패셔니스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는 확신을 밝혔다.

계속해서 데미안허스트 뿐만 아니라 꼼데 가르송의 PLAY 하트 그래픽으로 유명한 폴란드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필립 파고스키(Filip Pagowski)도 리바이스와 콜레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한다. 특유의 비비드한 컬러가 돋보이는 유니크한 그래픽 디자인 제품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Levi’s? X Filip Pagowski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패션계와의 콜레보레이션은 하나의 트렌드처럼 퍼져나가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전시회나 유명 갤러리와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작가들의 작품을 제품에 디자인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마티스, 피카소, 칸딘스키, 뒤샹 등 대가들의 보석 같은 작품들을 전시하며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프랑스 ‘퐁피두센터’와 캐주얼 브랜드 ‘테이트(TATE)’의 합작이 대표적이다.

2009년 3월 2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퐁피두센터 특별 전시를 통해 테이트는 피카소, 마티스, 샤갈 등 거장들의 작품을 테이트만의 특징을 살려 ‘퐁피두 스페셜 에디션 라인’으로 출시한다. 프란시스 피카비아의 작품 <햇살, 수영복을 입은 여인>과 파울쿨레의 작품 <피렌체 빌라>, 마티스 앙리의 작품 <홀리네시아(하늘)> 등을 디자인한 티셔츠를 선보이고, 그 외에도 퐁피두센터의 대표 작가들의 이름을 새긴 티셔츠도 함께 소개한다. 갤러리에서나 볼 수 있는 작품들을 직접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관심이 퐁피두 스페셜 에디션 라인에 쏠리고 있다.

그밖에 테이트는 코카콜라, 도요타, 뉴욕 타임스, 영국 항공 등 세계적인 업체들과 보그, 아레나 등 다양한 미디어와 함께 캠페인을 펼쳐 온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마일스 도노반(Miles Donnovan)’과의 콜레보레이션을 통해서도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한 바 있다.

미술과 패션의 만남과 관련해 패션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하는 패션 브랜드들의 목표에 걸맞게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의 합작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며 “무엇보다 성공적인 콜레보레이션을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에 부합하는 아티스트 발굴이 우선돼야 하고 리미티드 에디션으로의 제품 출시는 희소성을 추구하는 패션 피플에게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