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사라진 후 남게 되는 시간은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어둠 속에 남아있는 잔상은 '눈'이 아닌, '시선'으로 보게 되기 때문이다.

밤과 어둠, 그로인해 드러나는 진실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도윤희의 이번 전시는 '보인다기 보다는 차라리 들리는'(2007), '액체가 된 고민'(2008) 등 2007-2008년에 제작된 최근작과 작업이라는 결과물에 이르기까지의 오랜 사유를 공간적으로 풀어낸 설치로 구성된 전시이다.

표면과 형태를 초월함으로써 비로소 대상의 실체를 바라볼 수 있다는 그는 육신의 눈으로 바라본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눈이 없는 시선'이라는 독특한 접근방식을 제안했다.

작가를 둘러싼 개인, 사회와 관련된 이슈들에 대해 현상의 배후에 가려진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여정은 육신의 눈을 버린 상태에서 비로소 드러난다.

'눈이 없는 시선'으로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작가의 사유를 좇을 때,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 작가의 말에 비로소 동감할 수 있다. 도윤희 개인展<눈이 없는 시선>은 몽인아트센터에서 2009년 1월 18일까지 전시된다. 02)736-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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