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을 리어왕의 사후이야기를 더해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 '리어-흐르는 강물에 손을 씻고'. 한국적 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번 작품은 가장 한국적인 리어의 모습으로 기존의 셰익스피어가 보여준 배신, 분노, 저주 등의 격한 감정에서 벗어나 그 감정들을 다스리고 추스르며 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단계에까지 나아간다.

불교에서 사람이 죽어서 저승으로 가는 도중에 있다는 내인 삼도천, 그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죽은 자들이 만나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리어왕의 작품성은 그대로 살리면서 동양의 감성을 조화시킨 것이 이 작품의 포인트. 흰색과 원색의 조화를 이룬 의상, 전통적인 분위기의 음악을 비롯해 동양적 사후세계의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는 미장센을 연출한다.

또한 원작 속에서 음모로 인해 악화되었던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이 작품에서는 용서와 화해로 바꿔 놓음으로써 관계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리어가 '흐르는 강물에 손을 씻는' 행위는 모든 사람들을 대변하는 그의 속죄행위라 볼 수 있다.

12월 10일부터 12월 28일까지. 상명아트홀 1관. 02)744-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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