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작가 쓰시다 히데요의 작품인 연극 '억울한 여자'는 2001년 일본에서 초연되었고, 국내에는 2007년 소개된 바 있다.

'일상의 평범함'이 전부였던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롯되는 이 이야기는 세 번의 이혼 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 하는 중년의 여성,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에 카페를 찾는 주부들, 친구의 아내에게 엉뚱한 마음을 품고 있는 중년의 남성,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카페 주인 등 자신과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듯 보이나 정작 자신의 문제에 갇혀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들로 구성되었다.

이처럼 등장인물들이 타인과의 대화 속에서 어긋날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무안함, 서로의 '다름'을 바라보는 황당한 시선은 풍자적 웃음을 자아내 소통에 목마른 현대인들의 공감을 얻어낸다.

또 현대의 남녀관계를 가볍게 풍자한 희극인 동시에 현실에 안주하는 집단과 거기서 소외되는 개인의 대립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내포하는 이 연극은, 그러나 절대적인 악 또는 선의 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며 관객은 주인공 유코에게 완전히 감정이입 되지 않은 채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게 된다.

모든 것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을 '비정상'으로 몰아가는 집단의 폭력성, 그리고 타자와의 차이를 두려워하고 집단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풍자가 이 극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2월 5일부터 3월 8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 02)76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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