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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앙팡 테리블] 거문고 팩토리
거문고 한계 상상력으로 뛰어넘다
개량 거문고 개발과 멀티미디어 요소 가미한 공연 호평··· 올 앨범 준비도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거문고와 가야금은 언뜻 닮아 보여도 찬찬히 뜯어보면 바이올린과 첼로만큼이나 다르다. 현의 수부터 연주 방식, 그리고 그 소리까지도. 개량 이전의 전통 가야금은 12줄인데 반해 거문고는 6줄이며 그 줄 역시 거문고가 훨씬 더 굵다. 연주할 때 악기를 놓는 방식 역시 가야금이 가녀린 옆 선을 보인다면, 거문고는 정면으로 상대를 마주본다.

현을 손가락으로 퉁겼을 때 하프처럼 여린 소리가 퍼지는 가야금은 여성의 악기다. 반면 한 손은 대나무로 만든 '술대'로 줄을 때리고 다른 손은 줄을 퉁겨 소리를 내는 거문고는 남성의 악기로 불린다. 담담한 소리는 짧지만 강한 에너지를 품어내고 퉁겨진 현에선 깊고 진한 여운이 감돈다. 그러나 그 음량이 크지 않아 합주에서 환영 받지 못하는 비운을 타고난 악기이기도 하다.

태생적인 한계를 상상력으로 뛰어넘으며 거문고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는 네 명의 청춘이 있다. 평균연령 '27세 반'인 '거문고 팩토리'는 '거문고로 할 수 있는 모든 음악을 즐겁게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2006년 3월에 뭉쳤다. 유미영, 이정석, 정인령 세 명의 연주자와 기획자 조보균의 독특한 한집 살림은 같은 해 국악원 생활음악공모 벨소리부문 버금작 당선과 함께 상큼하게 출발했다.

그간 비주류로 취급되던 거문고를 주요 악기로 사용하면서 거문고 팩토리의 색깔은 오히려 선명해졌다. 여타 퓨전 국악 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흔치 않은 악기'와 '흔치 않은 연주와 스토리'를 직조해내고 있는 그들. 이 같은 '개성'은 팀을 결성하면서 만든 수 개의 개량 거문고에서도 드러난다. 표현의 다양성을 위해 제작된 악기는 그 동안 네 가지 형태로 변형되면서 거문고가 당초 가졌던 표현의 영역까지도 확장 시켜주고 있다.

기타처럼 어깨에 둘러메고 연주할 수 있는 담현금(擔玄琴), 하나의 현에서 두 가지 소리를 내며 신비로움을 얹어낸 실로폰 거문고, 첼로를 켜듯 술대가 아닌 활로 연주하는 첼로 거문고, 거문고의 치명적인 약점인 작은 소리를 이펙터를 이용해 증폭시키는 전자 담현금까지 거듭 변화 중이다.

거문고의 연주 위에 드라마와 멀티미디어적 요소를 얹어 선보이는 공연은 '거문고 팩토리'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2007년 양동근과의 협연으로 힙합과 거문고의 결합을 꾀한 공연이나 지난해 12월에 초연한 음악극 '미인'은 새로운 공연 형식에 대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진 작품이다. 이 외에도 개화기 당시 선풍적 인기를 얻었던 '거문고 산조'의 복원을 위해 연주회와 악보집, 음반 발매 등을 지난해 동안 해온 그들의 거문고에 대한 접근은 다각적이고 진지하게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으로 채운 '앨범'을 조심스레 준비하고 있다. "저희를 통해 거문고가 지루한 악기가 아닌, 멋진 거문고, 재미있는 거문고라고 생각하게 되셨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는 그들은 오늘도 거문고의 멋진 변신을 위한 퍼즐의 조각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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