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 잰 듯 정교한 스트라이프로 화려한 색면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작가, 이호섭의 개인전이 더화이트갤러리에서 3월 7일까지 열린다. 오차 없는 기하학적 형태와 화려한 채색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화면 위에 내면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를 덧입히는 그의 작업은, 정교한 스트라이프 바탕이 이성적인 완벽함을, 풍부한 색채와 이미지가 실재적인 대상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표현한다.

작품 속에는 작가 자신을 포함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 폴 메카트니, 존 레논 등 비틀스와 같은 유명 그룹의 멤버들, 또는 추억의 만화 속 전함과 같은 대중문화의 대표적 아이콘들이 등장한다.

그 속에 등장하는 형상들은 당시를 향수할 수 있는 추억거리를 제공한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색채 고유의 표현력을 작가 자신의 소통 수단으로 활용해 색채의 언어화를 달성한다는 점이다.

여러 색채로 이루어진 형상, 인물들은 사물의 실재적인 모습을 떠나 순수한 색 그 자체로 인식되는데 만화경처럼 다양한 색과 색 사이의 대비, 대조 속에 일어나는 충돌은 저마다 각기 다른 크기와 강도의 울림을 이뤄내며 고정된 화면 위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색채와 형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그의 작품을 통해 리드미컬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02)3443-2031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