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바이올리니스트 무터,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 음반 발매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찾아낸 보석. 카라얀의 지휘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바이올린 콘체르토를 협연했던 13살의 금발 머리 소녀는 이제 거장의 반열에 올라있다.

독일 출신의 미모의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 지난 2006년 탄생 25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전집으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들려주었던 그녀가 올해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을 맞아 음반을 발매했다. 도이치그라모폰에서 디지 팩으로 발매된 앨범 자켓에서는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시간의 퇴색됨 없이 여전히 가장 많이 연주되는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와 피아노 트리오 1번, 그리고 바이올린 소나타 F장조는 CD와 DVD에 담겼다. 앨범 속의 모든 곡은 33년간 바이올린 연주자로 살아온 무터의 원숙미가 전해진다.

'아파시오나토', 열정적으로라는 지시 말이 자주 등장하는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에서 그녀의 연주는 지나치게 감성적이지 않으면서도 넘치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1845년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인 페르디난트 다비트가 초연했던 그 곡을 위해 같은 무대에 섰다.

이 곡은 1980년 베를린 필하모닉(지휘: 카라얀)과 한 차례 녹음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다른 점은 라이브 레코딩이라는 점. 쿠르트 마주어의 의도대로 음악 안에서 자유로워진 그녀는 이 곡을 '천재적이고 불후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이 세 악기의 정열적인 대화가 오가는 피아노 트리오 1번은 멘델스존 자신이 초연했던 작품이다. 뛰어난 작곡가이자 동시에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멘델스존. 그의 역할을 그녀의 전 남편 앙드레 프레빈이 맡고, 카를 비트만 대신 린 하렐이 첼로, 다비트 대신 무터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무터의 매끄러운 패시지와 더불어 세 아티스트의 화려하고 우아한 앙상블이 인상적이다. 앙드레 프레빈과는 피아노 트리오 1번 외에 바이올린 소나타 F장조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스튜디오 레코딩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무터의 이번 레코딩은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잘에서 이루어졌다. 그 생생한 과정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DVD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멘델스존의 음악과 삶에 대한 그녀의 존경심, 음악 동료들을 대하는 방식, 레코딩에 임하는 자세, 멘델스존의 생가에서 그의 영혼을 느끼며 연주하는 진지한 면모까지도 엿볼 수 있다. 게반트하우스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열기도 함께 이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