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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극' 연극에 반기를 들다
이오네스코탄생100주년 기념 페스티벌
두달간 7개 극단 참여 총7개 작품·단막시리즈 선보여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1-연희단거리패가 공연하는 '수업'
2-외젠 이오네스코


외젠 이오네스코는 현대연극에서 가장 각광 받는 '부조리극'의 시작을 알린 작가이다. 주로 기존의 서양연극을 해체하는 작업을 해왔던 그는 '반(反) 연극'의 선봉장으로 불린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1952년 파리에서 공연되면서 부조리극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긴 했지만, 연극사에서 부조리극의 효시는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로 보고 있다.

21세기가 와도 여전히 현대연극은 그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의 연극 역시 이오네스코에 빚진 바가 크다. 소통의 부재, 권력의 폭력성, 죽음의 부조리 등을 작품에 녹여냈던 이오네스코. 그는 선불교 사상을 기저에 깔아 국내 관객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켜 왔다.

현대연극의 요람이었던 실험극장(1960년 창단)의 창단 극으로 이오네스코의 '수업'이 올려졌다. 주입식 교육을 거부하는 학생에게 칼을 꽂는 교수를 통해 소통의 불능과 사이코패스의 폭력성을 알렸던 작품.

이후 한국에서는 1970년대 중반까지 부조리극의 전성시대를 맞게 된다. 1977년 실험극장 소극장에서 '대머리 여가수'(극단 자유)가 상연될 당시, 원작자인 이오네스코가 방한해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60년대 말에 국내에서 소극장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70년대까지 이어진 연극의 중흥기에 관객들을 끌어들인 연극은 부조리극이었죠. 세계 연극사에서도 그렇지만 국내 연극사에서도 이오네스코는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한 극단 노을의 오세곤 대표의 설명이다.

올해로 이오네스코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한 페스티벌이 3월 11일부터 5월 10일까지, 약 두 달에 걸쳐 성남아트센터와 게릴라 극장, 스튜디오 76에서 펼쳐진다.

연희단 거리패, 극단 노을, 우리극연구소, 극단 쎄실, 극단 완자무늬, 극단 76, 극단 창파 등 7개 극단이 참여해 총 7작품과 단막극 시리즈를 선보인다.

'수업', '코뿔소', '왕은 죽어가다', '의무적 희생자', '살인놀이', '의자들', 알마의 즉흥극'을 각 극단에서 선보인다. 여기에 '수업', '의자들', '결함', '대머리여가수', '신부감' 등 이오네스코의 단막극이 공연되는 단막극 시리즈에서는 연극뿐 아니라 현대무용으로 이오네스코의 작품을 재해석한 공연을 볼 수 있다.

초기 삼부작이라 불리는 '대머리 여가수', '수업', '의자들' 중 '대머리 여가수'는 연극이 아닌 무용극으로 공연되고 '수업'과 '의자들'은 극단 노을, 연희단 거리패, 극단76의 공연을 비교해가며 즐길 수 있다.

공연 외에 '이오네스코와 현대연극'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도 열린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이오네스코의 연극 세계를 조명하고 현대연극에 끼친 그의 영향과 성과를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도 '이오네스코 탄생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이 열린다. 오는 6월 부산시립극단을 중심으로 대표작 공연과 함께 세미나도 열릴 예정이다. 연극계에는 진일보하는 계기가, 관객들에게는 현대인의 공허한 삶을 진지하게 통찰한 거인의 삶과 예술세계를 한 자리에서 음미하는 기회가 될 듯하다.

1-극단 완자무늬가 공연하는 '살인놀이'
2-극단 노을이 공연하는 '왕은 죽어가다'
3-우리극연구소가 공연하는 '코뿔소'
4-극단 쎄실이 공연하는 '의무적 희생자'


외젠 이오네스코(Eugene Ionesco, 1909-1994)는…

루마니아 출신의 프랑스 희곡작가. 기존 서양연극의 해체작업을 시도해온 그의 데뷔작은 '대머리 여가수'(1950년). 무의미하고 비논리적인 대화를 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반 희곡'이라는 부제를 붙여 발표했다. 이후 '수업'(1951), '의자들'(1952) 등 종종 초기 삼부작으로 묶이는 세 편의 작품을 연달아 발표하며 부조리극의 대표작가로 인정 받았다.

'의무의 희생자'(1953), '알마 즉흥극'(1956), '이사온 하숙인'(1957)은 현대인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생리적인 고통으로 표현했다. '코뿔소'(1960), '왕은 죽어가다'(1962)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남기며 현대연극에서 그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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