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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곤 "부조리극은 코미디여야 합니다"
순천향대 연극영화과 교수
웃다보니 자신의 모습 발견 이후 해결책은 알아서 찾아라식이죠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이번 페스티벌을 준비해온 이는 외젠 이오네스코의 다수 작품을 번역, 출판해 온 오세곤(순천향대 연극영화과교수) 극단 노을 대표이다. 지난해 하반기, 극단 노을에서 '대머리 여가수', '수업', '의자들'을 공연하며 이오네스코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왕은 죽어가다'와 '단막극 시리즈'를 준비하는 오세곤 대표에게서 페스티벌 기획의 계기와 작품 선정, 부조리극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교 때부터 이오네스코의 작품을 직접 번역, 공연하면서 갖게 된 의무감이랄까. 작년부터 계획을 세우고 현대극의 중견 연출가라 할 수 있는 분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시간이 허락지 않는 한 분 빼고는 모두 흔쾌히 응해주셨지요. 다들 부조리극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라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공연되는 작품은 어떻게 선정하신 건가요?

애초 각 극단이 두 작품씩 했으면 했어요. '대머리 여가수', '수업', '의자들'은 기본적으로 한 편씩 했으면 했죠. 비교해가면서 보면 재밌겠다 싶었거든요. 그리고 베랑제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베랑제 연작 네 작품(살인놀이, 코뿔소, 왕은 죽어가다, 공중 보행자)을 모두 했으면 했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았어요. 그래도 '수업'과 '의자들'은 비교해서 볼 수 있고 베랑제 연작 중 세 작품은 공연하게 됐습니다.

단막극 시리즈에 무용 공연이 있던데요?

작년에 극단 노을에서 세 작품을 하면서 현대무용팀과 함께 공연했었어요. 이번엔 현대무용협회와 함께 하기로 했어요. 부조리극은 무용으로도 재해석하기에 적당한 부분이 있거든요. 희곡으로는 다섯 작품을 무용으로 공연합니다. 이번에 연극으로는 '대머리 여가수'가 없어서 무용에 좀 더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하기로 했어요.

이번에 연출하시는 '왕은 죽어가다'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이오네스코의 대작 중에서 가장 짜임새가 있는 작품이에요. 이오네스코 작품은 불교나 동양사상과 연관시켜서 많이 연구합니다. 이 작품에도 윤회사상이 보이고요.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어요. 죽음만큼 부조리한 소재도 없거든요. 그 다음이 없다는 건 인간에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죠. 그리고 이 작품은 코미디극이에요.

부조리극은 난해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코미디라니 의외인데요?

부조리극이 많이 공연되긴 했지만, 대부분 부조리극이 아닌 '부조리한' 극을 만들었어요. 번역과 논리적인 면에 문제가 많았지요. 그 때문에 난해하다는 오해도 많이 받았고요. 만드는 사람은 난해하게 할 수 있지만 보는 사람이 그 난해함을 느끼면 안 되거든요.

부조리극은 코미디여야 합니다. 거울을 보고 막 웃었는데, 웃고 나니 그건 내 얼굴인 거죠. 그러면 내 얼굴을 보고 웃은 만큼 비극이 되는 거에요. 그래서 코미디적인 부조리극이 많아요. 아주 웃겨야 해요. 그리고 생각해보죠. 이게 우리의 모습이라고. 그 이후의 해결책에 대해선 말해주지 않아요. '실제가 이러하니, 어떻게 살지는 네가 정해라'라는 식이에요. 그 방법을 제시해주는 실존주의와는 다릅니다.

이번 페스티벌이 한국 연극계에 어떤 화두를 던져주리라 생각하세요?

현대극은 난해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감이 있어요. 하지만, 유명한 작품이 어려울 수 없어요. 현장 예술이기 때문이죠. 그것을 바로 잡아보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부조리극이 우리나라 70년대 연극부흥에 큰 역할 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연극이 부정확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거든요. 이 때문에 현대연극은 선문답 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남았고 또 답습을 해오기도 했죠. 현대극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고 극작, 배우, 연출 모두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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