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있어 '실존'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단지 자아를 인식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일상은 늘 변한다. 그 편린들이 모여 '현재의 나'를 구성한다.

그러한 일상의 변화와 실존, 그 간극의 내밀한 긴장들을 그림에 담았다. 호주에서 활동하는 작가 김혜인의 첫 국내 개인전 'IN TRANSITION'이다.

작품 '잔상(afterimage)'은 각각의 변화된 현실속에 잔상으로만 남아 있는 기억 너머의 진실을 말한다. 또다른 작품 '기억나지 않은 것에 대하여'도 같은 맥락에 있다.

'in between' 시리즈는 확신과 불확신, 기억과 그 불완전성 사이를 가로지르며 오히려 일상의 실체, 여기에 얽혀 있는 삶의 굴절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the Wall'은 작가의 개인적 경험을 옮겼다. 벽과 대화하는 화자와 벽을 장식으로 이용하는 작가, 즉 벽과 자신의 유사성을 모트프로 했다. 이는 '여기보세요' 시리즈에서 사진을 찍는 각도에 따라 얼굴은 달라지나 결국은 '자신'이라는 메시지와 연결된다.

'IN TRANSITION' 전은 '과도기'라는 누구나 경험하면서도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것을 일상속에서 끄집어내 '자아'를 되돌아보게 한다. Multispace M에서 3월 14일까지. 02)516-5383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