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편안한 스타일이 대세슈트는 H형 실루엣 강세, 캐주얼은 친환경 소재 스포티룩 인기

한국은 지금 '꽃미남 열풍'에 휩싸였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영향으로 꽃미남과 이들이 선보인 프레피 룩이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체크무늬 셔츠와 남색 테일러드 재킷으로 대표되는 프레피 룩은 단정한 모범생 스타일이 깔끔한 이미지를 준다.

그렇다면 올해 봄을 강타하고 있는 30~40대 남성 패션 키워드는 무엇일까? 올봄 유행할 남성복 스타일과 컬러, 연출 방법을 소개한다.


편안하고 전통적인 옷이 강세

맨스타 방유정 실장은 "올 봄 남성복 키워드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고 말한다. 우선 '부유함과 우아함(Luxury & Elegant)'이다. 특히 소재와 컬러를 선택할 때 이런 면이 강하다. 두 번째는 전통과 편안함(Traditional & Comfort)이다.

돌체 앤 가바나, 베르사체 등 유명 해외 브랜드를 중심으로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끌었던 타이트한 정장이 사라지고 전통적이면서도 편안한 스타일의 정장이 다시 돌아왔다. 이는 '전 세계적 불황'과도 관련 있는데, 한 가지 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패션 아이템을 모두 바꿔야 할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세 번째는 '현대적 이미지와 편안함(Modern & Relax)'이다. 방유정 실장은 "올 봄에는 힘이 있고 강한 남성의 이미지보다는 노블하면서도 편안한 스타일이 강조된다. 산뜻하고 경쾌한 스타일링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살펴보면 남성복 트렌드가 눈에 보인다. 우선 미래주의에서 파생된 플루이드 스타일(바람에 흔들리는 스타일)이나 프레피 룩, 가벼움에 포인트를 둔 새로운 미니멀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모두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이미지를 살린 남성복 스타일이다.

'네오 클래식'(전통적인 남성복에 변형을 준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스포츠웨어를 일상복으로 변형되는 스타일의 옷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기능성과 편안함을 가미한 '크루즈 룩'과 스포티와 록 버전으로 스타일을 살린 '포멀 웨어'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실루엣의 편안함이 강조되는 편이다.

노랑과 보라색 유행

봄 패션을 논할 때 색상이 빠질 수 없다.

올 봄 남성복 유행 컬러는 자연에서 얻은 듯한 노란 색 계열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캠브리지 디자인실 송은영 실장은 "올 봄에는 특히 빛을 머금은 소프트 한 컬러들이 강세다. 때문에 이런 옷을 입을 때는 비슷한 색상 내에서의 채도 변화와 농담 조절을 통해 입체적인 코디네이션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랄, 레몬, 만다린 오렌지, 새먼 칼라가 주를 이루며, 옐로 컬러는 써니 라임, 그린을 머금은 옐로가 유행할 전망이다.

그린과 퍼플 칼라도 눈길을 끈다. 특히 보라색은 봄철 여성복 디자인에서 각광을 받았지만, 남성복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았던 컬러다. 송은영 실장은 "올봄 남성복 디자인에서는 클래식 그린, 자스민 그린과 옐로나 블루가 가미된 그린 컬러를 많이 사용했다"고 밝혔다.

소재와 패턴에서는 자연스러움과 우아한 디자인이 선호된다. 지오매트릭 패턴(기하학적 무늬를 연속 배열한 패턴), 마이크로 패턴(기본적인 스트라이프와 작은 무늬가 반복되는 패턴)과 글렌체크(작은 체크무늬로 이루어진 비교적 큰 규모의 체크무늬) 등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강조한 패턴으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

소재도 편안함을 강조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가 주를 이룬다. 오가닉 코튼, 린넨, 재생섬유, 대나무 섬유 등 특유의 색감을 가진 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다.

남성복에도 부는 자연주의 바람

각각 슈트와 캐주얼로 나누어 스타일을 살펴보자. 슈트의 경우 자연스럽고 편안한 '드랍 숄더(drop-shoulder, 어깨에 패드를 넣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깨 곡선을 드러내는 스타일)로 고급스러운 감각을 강조한 H형 실루엣이 강세다. 몸에 밀착돼 착용감과 편안함을 주는 실루엣이 대세를 이룬다.

남성 캐주얼은 자연주의(ecology)와 스포츠 의상을 변형한 스타일(sporty)이 트렌드를 이룬다. 단순히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리조트 룩' 등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자연스러운 느낌은 살리지만, 도시적인 디자인으로 세련된 감성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린넨, 코튼, 실크, 옥수수, 오가닉 코튼, 대나무 섬유 등 자연주의를 표방하면서도 2000년대 개발된 최신 소재를 사용한다. 자연스럽게 늘어진 느낌의 옷이 남성 캐주얼의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스포츠를 즐기는 기능성이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스포티 룩'이 유행할 전망이다. 송은영 실장은 "스포츠웨어에서 활용되는 기능적인 소재와 스트라이프, 미니 체크, 기하학적인 마이크로 패턴 등을 접목한 도시적인 스타일이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 맨스타 디자인실 방유정 실장
캠브리지 디자인실 송은영 실장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