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드롭'의 꽃말은 눈이 내려도 찬바람이 불어도 결코 굴하지 않는 인내심, 희망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 낙원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가 겨울 추위에 떨고 있을 때 천사가 내려와 손으로 흰 눈을 감싸자 순백색의 꽃으로 변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는 꽃.

여기 그 꽃과 같이 '희망'을 선포하는 이가 있다. 범죄현장에 인질로 잡힌 청년 이현. 문정맥 혈관기형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이 청년은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에게 신이 주신 운명(불치병) 따윈 중요하지 않다. 그는 자신의 고달픈 운명을 뛰어넘어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보고, 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흔히들 자기 자신에게만 어려움이 닥쳐온다고 불평한다. 신은 불공평하다며 타인을, 그리고 부패한 사회를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운명이 정해진 것이라면, 주어진 운명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각자의 삶이 조금씩 다른 양상을 띠게 되지 않을까. 운명은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 3월 18일부터 오픈런. 대학로 우리극장. 02)745-0308



송준호 기자 조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