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전문가가 제안하는 사진효과, 세로토닌 展명상효과 주는 20점의 사진 심리적 안정·기억력·집중력 향상

1. 구본창의 fountain#4 - 무한한 상상력과 꿈. 점진적 상승효과와 평온한 마음으로 삶의 폭을 신성하게 넓혀가는 느낌이다.
2. 이정록의 생명나무 - 평온한 마음과 미래를 향한 목표의식. 따뜻한 이미지와 행복감이 느껴진다.
3. 임안나의 털 뭉치와 큐브 - 무한한 상상력과 미지의 창조성에 다가가는 침착성과 신성이 전해진다.

아드레날린, 엔돌핀, 세로토닌.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았을 때 뿜어내는 50여 개의 신경전달물질 중 잘 알려진 세 종류다. 애당초 나뉘어 있지 않고 자극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신경전달물질의 성격은 변한다고 한다. 가령 불안과 초조를 느끼면 아드레날린이 분출되고,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면 엔돌핀이 온 몸을 휘젓게 되는 것이다.

분비되는 양과 시간이 극히 제한적인 세로토닌은 우울증과 깊은 관계를 가졌다고 알려졌다. 속도와 경쟁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하지만 정작 심리적 불안정이 지속되면 세로토닌은 분비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는 것.

마음에 안정과 생기를 주며 기억력과 집중력까지 향상시켜주는 세로토닌을 예술작품의 감상을 통해 활성화하는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세로토닌의 분비를 돕는 사진이 전시된 '심리 전문가가 제안하는 사진효과, 세로토닌 展'. 사진 전문 전시공간인 '갤러리 나우'에는 감상을 통해 명상의 효과를 주는 사진 20점을 전시 중이다.

수백 장의 사진작품 중에서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한국자연의학연구소)와 정창훈 교수(주성대학 아동문화학과), 그리고 이근매 한국미술치료학회장이 골라낸 작품이다. 각 사진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에너지'는 무엇이며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가지런한 책상 위 푸른색의 지구본이 놓인 유현미의 '지구'에 대해 '침착함과 안정 속에서 창의적 미래를 꿈꾸게 한다'거나 어둠 속에서 광채가 번뜩이는 서성원의 '시간을 보다'에 대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는 강한 의지와 어떠한 일에도 성장과 발전을 위해 도전하는 실천적 의지를 갖게 한다'는 식의 코멘터리이다.

이번 전시는 한 사진 컬렉터의 자녀에게 일어난 변화를 계기로 기획되었다. 중학생인 자녀의 방에 사진을 걸어두었는데, 산만하던 아이가 점차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다가 결국 성적도 올랐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가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초점 맞추어진 것도 실질적인 사례에서 비롯된다. 이시형 박사는 이에 대해 "마음이 고요해져 명상의 상태가 되면 학습 능률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세로토닌이 공부 호르몬이라 불리는 소이도 여기 있다"면서 "좋은 예술작품이 주는 축복이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청소년들의 심리적 효과를 고려해 '집중력과 안정' '소망과 상상' '성장과 발전' 등 세 섹션으로 구분되었다. 세로토닌를 활성화시키는 사진에는 구본창, 서성원, 순리, 원성원, 유현미, 이문호, 이원철, 이정록, 임안나, 존고토, 주도양, 한정식 등 국내외 중견작가의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실사라는 점 때문에 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준다"는 갤러리 나우의 조영희 큐레이터는 "오는 8월에 규모를 키워 회화, 설치미술 같은 복합예술까지 망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리 전문가가 제안하는 사진 효과, 세로토닌 展'은 오는 4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갤러리 나우(02-725-2930)에서 전시되며 주말에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사진작가 순리가 말하는 '기억의 조율'

순리의 '기억의 조율'
'기억의 조율'은 당초 시간성에 관한 기획 전시를 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사람의 머리와 마음속에 있는 기억이란 것은 좋은 기억은 강화 시키고 안 좋은 기억은 잊어버리면서 편집되고 축소되고 확장된 형태라고 생각했다.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롱 타임으로 촬영했다. 파도의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이 부드럽게 처리 되면서 시간의 흐름과 경험 그리고 변화에 따른 기억의 편집을 떠올리게 했다.

사각의 테두리는 나 자신의 바운더리를 떠올리며 게이트의 느낌을 주었다. 이는 중앙으로 시선을 모아주는데, 그 안에 보이는 수평선은 더불어 '바다 저 너머'를 떠올릴 수 있게 한다. 파란색은 안정과 성장의 이미지를 주고 수평선은 편안함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이 작품이 일종의 치료 효과를 가진 사진으로 전시되었다. 과거 유럽의 가정의 거실에 한 두점씩 걸렸던 예술작품은 가족들의 정서 순화와 평화로운 분위기에 도움을 주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 작품에서 그러한 의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예술작품이 주는 정신적 교감 이상의 효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