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재활트레이너로 제2인생

얼마 전까지 국수호 디딤무용단에서 춤을 추던 장향인 씨는 이제 더 이상 춤을 추지 않는다. 대신 그가 요즘 하는 일은 부상을 입은 사람들의 치유를 돕는 재활트레이너.

얼마 전부터 삼성레포츠에 출근하고 있는 그는 개인 트레이닝과 부상을 입은 사람들의 재활을 도우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 직업전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무용수의 첫 사례라 의미가 있다

무용수가 부상을 입으면 정형외과 등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그런데 이때 무용수는 일반인과 다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무용수만의 특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단순히 x-ray 상의 이상 유무만 판단해줄 뿐이다.

요즘 인기있는 김연아 선수의 경우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있는데 무용수는 그런 존재가 아예 없다. 모든 준비를 혼자 다 해야 한다. 그래서 나와 같은 무용수 출신 재활트레이너가 있다면 무용수만의 특성을 감안한 효과적인 재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다른 길보다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용의 성격상 부상을 피할 수 없어서 자연스레 재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허리 부상을 입으면서 재활에 힘쓰다보니 운동처방 분야까지 알게 됐다.

그런데 무용계에서는 이와 관련한 전문적인 학문이 아직 체육계에 비해서 미흡했다. 계속 체육과 쪽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다가 지난해 전문무용수지원센터를 통해서 무용재활트레이너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 보통 무용수들은 은퇴하면 어떤 길을 가는가

일단 대학을 졸업하면서 무용수로서의 은퇴가 한 번 온다. 정원이 40명이면 이중 10명 정도만 무용단에 들어갈 수 있고 나머지는 타의로 사실상 은퇴의 기로에 선다. 남은 30명은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다. 직업무용수 같은 경우는 어린 학생들에게 레슨을 하거나 대학원에서 학업을 잇기도 한다.

- 경험자로서 현 직업전환 프로그램에서 보완할 점이 있다면

정말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무용수들은 아직도 체육계에서 대부분의 도움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히 몸을 쓰는 것 외에 예술로서의 특성이 있는 만큼 무용계에서도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전문인력을 키워내, 무용수들을 위한 재활이나 운동처방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 어쩌면 예정보다 일찍 은퇴할지도 모를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무용인뿐만 아니라 예술가들 자체가 고집이 있어서 예술이 아닌 다른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생각지도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서 둘러보면 많은 일자리가 있다. 꼭 한 가지만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송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