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순간으로 변하는 지점, 그 경계는 어디일까. 전병철의 사진을 눈여겨 보자. 시간은 정지되어 있고, 내러티브는 소멸되었다.

일상과 같은 듯하면서도 낯선, 특별한 세계가 형성된다. 그의 사진 한장 한장은 분명 우리가 익히 아는 순간이며 보아왔던 시간의 흐름이고 일상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소소한 물체의 흐름들, 생경한 느낌들은 마치 다른 세계인 것처럼 어딘가 낯설고 현실과 다른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가 말하는 '특별한 순간'은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숨겨진 일상일 뿐이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혹은, 잡으려고 애써도 잡히지 않는 기억 속의 순간일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작가는 사진의 본래 기능, 즉 현실의 기록적 측면을 충실히 보여주고자 한 듯하다. 2008년 사진비평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의 작품을 따라가며 '특별한 순간'을 되새겨보자. 갤러리온에서 4월 7일부터 4월15일까지. 02)733-8295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