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네덜란드 작가 딜런 그래함(Dylan Graham, 1972년생)의 개인전.

뉴질랜드 태생의 네덜란드 작가인 그는 다국적 경험을 토대로 한 역사적 문제점을 화려하고 장식적인 이미지로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손으로 직접 종이를 오려내 회화적 이미지를 만드는 전통적 작업방식에 현대적인 시각을 가미해 독창성을 표현했다.

식민주의, 강제 이주, 강제 노동과 같은 사회역사적 문제와 그 영향, 계급, 정치, 세계대전과 같은 역사적 사건들을 연구해온 작가는 작품 속에 그 고민들을 녹여낸다.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상황을 연출, 재해석함으로써 진지하면서도 쾌활한 작품을 선보인다.

‘테르미도르Ⅱ’는 동화 같은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극으로 치달았던 프랑스 혁명을 그리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단두대, 성, 사람들의 모습은 꽃 넝쿨 모양의 레이스로 복잡하게 장식된 화려한 화면 안에서 마치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인 양 위장하고 있다.

편안하고 목가적인 분위기 속에 위험하고 불안정한 상황이 놓여 있는 것은 그만의 특징. 종이라는 우리나라와도 친근한 재료의 사용과 수작업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작업에 담긴 이야기 거리는 현대미술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갤러리엠에서 4월 18일까지. 02)544-8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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