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ane Park의 첫 개인전. 굵은 케이블을 깎아 제작한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매체에 의해 재생산된 이미지들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다. 그 이미지들은 대중적인 것이고, 첨예하게 발달된 매체적 속성에 맞는 것,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경제성과 정치성 및 사회성을 갖추고 있는 것들이다.

그의 작품 속 체 게바라, 마릴린 먼로, 모나리자, 아인슈타인 등의 이미지는 이미 대중적으로 충분히 인지된 것. 그는 이것들을 케이블 선이라는 매체 전이의 수단이며 단일화된 재료를 바탕으로 깎아 내거나 감싸면서 새롭게 그 이미지들을 형성하고 있다.

케이블 선을 깎으면서 발생하는 재료적 반발은 곧 대중적 이미지들에 대한 그의 태도일 수도 있다. 멀리서 봤을 때 마치 흑백 TV의 주사선이 그려낸 이미지들을 연상시키지만, 그것은 연상의 방향을 역류시킨다.

그러한 와중에서 우리는 작가 자신의 고독과 소외, 예술에 대한 고민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매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전달되고 지배를 당하는 데 대한 반발과 거부의 충동, 그러나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동의 및 포기를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다. 신한갤러리에서 4월 3일부터 4월 25일까지. 02)722-8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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