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적 인체 조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 김현수의 개인전.

작가에게 있어 조각은 상상에서 있을 법한 신화 속 존재를 실재화하며 일종의 판타지를 재현하는 도구, 혹은 환상을 꿈꾸는 자신을 드러내는 중요한 매개이다. 소설, 동화, 만화 등에서 초현실적인 대상을 선택하고 이를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판타지적인 존재를 가시화하고 현실화시켰다.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핵심소재는 크게 소년과 뿔. 소년은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로서 전체 이야기 구조의 주체이며, 뿔은 소년으로 대체된 작가가 거부하는 성인으로의 성장을 상징한다.

작품 ‘breik’에서 소년은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어가면서 자연스레 자라나는 뿔을 거부한다. 영원히 소년으로 남고자 하는 욕망을 뿔을 꺾는 행위로써 표출시킨다.

장자의 호접지몽을 연상시키는 ‘Sleeping Boy’, 판타지 세계의 주변부 묘사를 시도한 ‘Mermaid’시리즈 등도 눈길을 끈다. 동화적 상상과 순수함이 존재하는 작가의 작업에는 시각적으로는 판타지를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분명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 담겨있다.

조각과 드로잉을 포함한 작품 20여 점을 통해 상상의 세계 속에서 작가의 내면과 ‘나’의 내면을 마주할 수 있다.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4월 2일부터 4월 26일까지. 02)51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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