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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스쳐간 자리에 남겨진 얼굴들
손미량의 'It passed, and then...'
얼굴 확대로 인간 내면 정서 집중, 제한된 색으로 내재된 슬픔 표현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 위에민준. 그의 작품 속에선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과장되게 웃는 작가 자신의 얼굴이 있다. 새가 겨드랑이를 쪼아대고 있을 때도, 머리에 권총을 겨누듯 검지로 자신의 머리를 겨냥하고 있을 때도, 얼굴만 수십이 모여 있을 때도 미련스러운 웃음은 멈추질 않는다.

처음엔 유쾌한 표정에 그 웃음에 동참해보지만 마음 좋게 계속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어느 순간, 그림 속 작가는 웃는 게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 그 반대로 웃음이 아닌 깊은 상심에 빠진 얼굴이 있다. 아래쪽을 응시하는 눈동자엔 가늠할 수 없는 깊이의 상실감이 서려있다. 빨간 콧잔등, 눈물이 잔뜩 고인 눈에선 금세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다. 유화이지만 어쩐지 흑백사진처럼 보이는 이 그림은 안국동 갤러리 올에서 전시되는 손미량 작가의 인물 연작이다.

‘시간이 스쳐간 이미지, 그리고...’전에 출품된 작품은 작가의 가족, 은사, 혹은 이웃의 얼굴이다. 그들의 내면적 정서에 집중하기 위해 얼굴을 확대하여 표현했다는 손 작가는 피사체와의 소통을 위한 도구로서 얼굴을 그려오고 있다. “인간의 실존에 관한 고독, 상실, 그리움, 멜랑콜리같은 기억에 동참해 공감대를 가지고자 했다”며 얼굴 연작의 계기를 설명했다. 극도로 제한된 색깔은 내제된 슬픔을 대신한다.





“표정에는 타고난 표정과, 관리된 표정이 있다”고 말하는 손 작가는 남편의 삼우제를 치르고 와서 망연자실 앉아있는 지인의 딸이 카메라에 담은 표정을 화폭에 담아내기도 했다. “소통과 위로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손 작가 작품 속에서 읽혀지는 의미이다.

한국인물작가회 회원이자 일본백일전 회원인 손미량 작가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일전과 백일회에서 각각 4회의 입선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 이후에는 7월 1일부터 7일까지 관훈동에 위치한 토포하우스에서 한국인물작가회 정기전이 열리며, 일본에서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긴자마쯔야백화점의 아시따노하꾸지츠까이 초대전이 예정되어 있다.

지금까지 인물 연작을 해온 손 작가는 앞으로도 ‘삶과 인간’을 소재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지속적인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과 만날 예정이다. 갤러리 올에서 열리는 전시 ‘It passed, and then...’는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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