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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화두 말하는 '기마상'
김한선 개인전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의 자화상, 또 다른 꿈 표현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념겨다 보고 싶은 미래'
신라 토기를 재현한 하얀 기마상 아래로 기다란 철제 다리가 붙어 있다. 점차 가늘어지며 나무의 뿌리처럼 땅을 지탱하는 이것은 현실에 딛고 선 다리일 수도, 땅의 기운을 빨아들이는 촉수일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살바도르 달리가 종종 화폭에 담아왔던 가느다란 다리를 가진 코끼리의 초현실적 이미지가 전해지기도 한다. 국립경상대학교 사범대학의 김한선(58) 미술교육학과 교수의 ‘꿈으로 향하는’이란 작품이다.

현대미술 속에서 건진 현대성과 전통 사이에서의 합의점을 찾아오는 작업에 수년째 매달려온 그의 개인전이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우림화랑에서 5월 6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구분은 지배자에 의한 것일 뿐, 실상 보통의 존재들에겐 그런 시대적 단락은 무의미했다.

김한선 작가의 작품 속에 주 소재로 등장하는 기마상은 시대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시간의 영원성을 말한다. 김 작가의 생활 터전인 경상남도 남부지방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기마상은 곧 시간인 동시에 시간의 영원성을 실어 나르는 매개체인 셈이다.



(좌) '또 하나의 실체 - 회색의 허상Ⅰ' (우) '꿈으로 향하는'


지나간 것, 혹은 다가올 것이자 동시에 현재에 존재하는 시간이란 화두는 미래파 이후 현대미술의 대안으로 김 작가는 제시하고 있다. 그는 처음 선을 긋거나 오브제를 화면에 붙여 재구성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후 흙이나 도자기의 파편을 이용한 회화로 물질과 사물의 관계를 탐색했다.

예술의전당 미술관의 감윤조 큐레이터는 김한선의 특징을 ‘리얼리티’로 든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감 큐레이터는 이렇게 해석해낸다. “이 기마인물상, 특히 석고 틀에 결합된 철제 다리는 현대인의 속절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질추구, 끝없는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인 셈이다. 다분히 실험성이 강한 이 작업은 또 다른 꿈의 여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전시장에 별도의 녹색 빛 조명을 설치함으로써 입체작품 간의 연계를 추구한다. 감상자는 라이트 박스에서 흘러나오는 미묘한 불빛이 작품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자화상이라는 말을 듣지 않더라도 어쩐지 슬쩍 보고 지나칠 수 없는 김한선의 작품, 그들이 건네는 소리를 들어보길. 누가 어떠한 해석을 하든, 현대미술에서 진정한 감상은 감상자의 몫일 테니. 02-733-3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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