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누군가는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었고, 또 누군가는 자신을 향해 난 크고 무거운 문을 열고 있다. 한 가정에서의 어머니와 아내로 살며 작가의 삶을 오랜 시간 접어두었던 송진화. 마흔이 넘어서야 개인전을 갖기 시작한 그녀의 속내처럼, 전시는 오랜 기다림과 열정의 흔적이 배어있다.

작가는 나무의 결을 최대한 살리는 작업 방식을 고수해왔다. 그녀의 작업은 작가자신의 삶의 모습을 조각하는 과정과도 같다. 곧고 온전한 나무뿐 아니라, 옹이도 벌레 먹은 자리도 그대로 남기는 작업방식을 사용한다. 나무의 모양새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만나게 되는 것은 나무의 생장 과정, 즉 삶의 역사다.

결을 따라가며 나무의 긴 세월을 읽어나가는 동안 작가의 삶의 길 또한 함께 되짚어볼 수 있다. 작품 ‘사랑밖에 난 몰라’, ‘수고하고 짐진 자’ 등 작가의 일상이 묻어나는 개성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나무가 살아온 과정을 되짚는 여정을 통해 오브제와 대화하는 작가. 그녀의 작품 안에서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마음을 열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다. UNC갤러리에서 5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 02)733-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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