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태의 인터넷 세상 읽기] SMS와 트위터 세대'트위터' 2년 만에 세계적 서비스로 성장정치인·CEO등 애용

트위터(www.twitter.com)는 2008년 하반기부터 2009년 사이에 무섭게 성장한 서비스다.

에반 윌리엄스(37)와 비즈 스톤(35)이 창업한 트위터는 최근 여러 기업에서 인수를 타진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2009년 5월 초에는 애플사에서 7억 달러를 제시했으나 트위터에서 거절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2006년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불과 2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셈이다. 직원 수도 30명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다. 그러나 2008년에 1500만 달러를 투자받았고 2009년에도 3500만 달러를 투자받을 정도로 성장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2008년 초에 47만 명에 불과하던 트위터의 순 방문자수는 1년만에 무려 1400% 급증한 7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하루 평균 2000만 명 이상이 SMS를 주고받는 서비스가 되었다.

트위터는 오바마 대통령도 트위터를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대통령에 취임한 후인 2009년 3월 25일에도 트위터를 이용해 네티즌의 질문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http://twitter.com/BarackObama/)는 팬이라 할 수 있는 지지자(follower, 팔로어)의 수가 무려 115만 명에 이른다.

친구로 맺은 수도 77만 명이나 된다. 다른 유명 정치인도 트위터를 사용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장관은 한국 방문 때 한국에서 일정을 트위터에 올렸다. 미 국무부는 트위터(Twitter) 사이트인 딥노트(twitter.com/dipnote)를 개설했고, 딥노트에는 네티즌이 올린 질문에 클린턴 장관 측에서 답변한 내용이 올라온다.

칼 로브 전 백악관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엄하지 않고 익살스러운 면모를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민주당의 클레어 매캐스킬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개인의 일상을 공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공화당 척 그래슬리 의원, 민주당 선거 전략가인 조 트리피, 앨 고어 전 부통령 등도 트위터를 쓴다.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CNN 앵커인 릭 산체스, 폭스뉴스 진행자인 빌 오라일리 등 수 많은 유명인사도 트위터를 사용한다.

기업 CEO의 트위터 사용은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트위터로 고객과 소통하는 유명 CEO는 수 십 명이 넘었으며 이들의 지지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디그(digg.com)의 창업자 케빈 로즈는 반년 만에 6만 명의 지지자가 60만 명으로 늘었다.

지지자들은 케빈 로즈의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휴대폰으로 바로 새 글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에 연결된 PC 앞이 아니라도 새 글을 확인하고 서로 답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트위터의 매력인 것이다.

10만 명의 지지자가 있는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도 트위터로 네티즌과 이야기한다고 할 정도로 트위터에 빠져있다. 블로그 운영으로 유명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조너선 슈워츠 CEO도 “트위터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짧은 글로 실시간 소통하는 것이 요즘 세대의 문화

이처럼 유명인들도 쓰는 트위터는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다.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는 블로그 서비스를 더 간단하게 만든 것으로, 트위터의 경우 영문 140자 이내의 짧은 글만 올리도록 한 서비스다.

(좌) 115만명의 지지가가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 (우) 트위터에 개설된 클린턴

트위터가 140자 이내의 짧은 글만 올리도록 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휴대폰의 SMS 글자 수에 맞추기 위해서다. 휴대폰에 표시되는 글자보다 많이 입력되지 않도록 제한을 둠으로써, 하루 중 일부 시간만 사용 가능한 PC가 아닌 24시간 사용 가능한 휴대폰으로 트위터를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트위터를 통해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 이유는 짧은 글로 소통하는 것이 요즘 세대의 소통법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의 SMS를 이용해 짧게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진 SMS 세대는 장문의 글을 읽거나 쓰는데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으며, 장문 해독 능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임을 트위터 창업자는 알고 있는 것이다.

유명인이 트위터를 사용하는 이유는 블로그나 홈페이지와는 달리 작성한 글이 지지자(follower)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반응도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빠른 정보 전달과 지지자의 반응에 민감한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국민과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트위터는 요즘 세대가 휴대폰의 SMS로 인하여 단문으로 소통하는 세대임을 보여주고 있다. 블로그가 장문으로 쓴 양질의 정보를 기반으로 소통한다면, 트위터는 짧은 글로 표현하는 개인의 현재 모습과 감정을 기반으로 소통한다. SMS를 보내는 것처럼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소통 가능한 트위터 사용자의 표현은 매우 빠르고 즉각적이다.

2008년 12월, 덴버에서 보잉 737기가 이륙하다가 미끄러지면서 38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이때 한 탑승객은 구조요청 대신 아이폰을 이용해 트위터에 “이런 빌어먹을, 비행기 사고가 났어”라는 글을 올렸을 정도다. 허드슨 강에 착륙한 비행기 사진은 현장에 있던 트위터 사용자에 의해 어떤 뉴스 사이트보다도 빠르게 트위터에 바로 올려졌다.

태블릿 호텔은 고객이 불만을 겪자 30초 뒤에 트위터에 불만을 올렸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트위터 사용자는 짧은 문장으로 거의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세대이며 가장 빠른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이 됐다.

때문에 기업의 대응도 훨씬 빨라져야 했다. 펩시와 델, 포드, 컴캐스트, 홀 푸드, 스타벅스, 홈디포 등의 기업은 물론이고 오바마, 클린턴, 국무부 등의 정치 분야에서까지 트위터를 통해 고객, 국민과 조직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는 미국만의 흐름이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더 이상 장문으로 소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SMS나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를 통해 짧게 소통하는 세대가 요즘 세대다. 잘 정리된 멋진 문장으로 글을 올리던 블로그의 시대에서 이제는 생각날 때마다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과 감정을 공개하고 주위 사람과 소통하는 ‘실시간 단문 문화’로 세상이 바뀌어가고 있다.

그래서 최근 젊은이들의 감정과 가치관을 알고 싶다면 트위터와 같은 마이크로블로그를 해보라고 권한다. 경제와 문화 흐름을 파악하려면 SMS와 트위터의 공통점이 ‘짧고 빠르다’는 것임을 눈여겨 보라.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www.da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