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사랑한 작가 고(故)김영갑의 사진전. 1985년 제주도에 정착해 2005년 루게릭병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20여 년 동안 제주도의 자연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번 전시는 작고 후 서울에서 갖는 첫 개인전으로, 제주도 중산간지대(해발고도 200∼500m)의 아름다움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담은 미 발표작 40여 점이 전시된다. 제주도의 중간산지대에는 여러 색이 풍경을 만든다.

짙은 갈색의 대지는 봄이면 유채꽃의 노랑과 어우러지고, 여름이면 삼나무의 초록빛과, 가을이면 황토색의 억새 그리고 겨울이면 하얀 눈과 흑백의 대조를 이루며 어느 계절 하나 아쉬움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이처럼 매 계절 시시각각 변화하는 제주도의 자연을 작가는 '삽시간의 황홀'이라고 표현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담기 위해 중산간지대 곳곳을 쉼 없이 오르내리고, 그 스스로 체험한 자연을 필름에 새겨 넣었다.

그의 사진 앞에 서면 바람 소리가 들리고, 유채꽃 향기가 나고, 아련한 잔상이 남는 이유다. 제주도의 광활한 지평선을 아름답게 담아내기 위한 수평구도의 촬영, 주제의 단순화, 사진 속에 느껴지는 여백은 자연 속에서 온전한 '쉼'을 얻게 한다. 충무갤러리에서 5월 14일부터 7월 19일까지. 02)2230-6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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